부산·울산·경남 │총선 최대 승부처 초경합 9곳 판세가 관건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2.04.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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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 ‘돌풍’ 기대 모았던 민주당 밀리는 추세 부산 서부 지역과 창원·김해 혈전에 관심 집중

대다수 선거 전문가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이번 19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지목하는 이유는, 이 지역구 한 곳을 이기고 지는 것이 단순히 한 석 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당연히 가져가야 할 의석을 민주당 등 야권이 빼앗는다면, 이는 두 석의 격차를 의미한다. 즉 민주당 등 야권 연대가 전체 40개 의석이 걸려 있는 PK 지역에서 목표인 10석을 달성할 경우, 새누리당은 안방에서 10석을 고스란히 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여야의 격차는 20석으로 벌어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민주당이 제1당 또는 여소야대의 총선 승리 구도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PK 지역에서의 승부가 중요하다. 두 자릿수 의석 달성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차피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 그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어떻게 하든 낙동강 바람이 동서로 확산되는 것을 4~5석 이내에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부산을 유난히 많이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에는 분명 PK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고무될 만했다. 그러나 갈수록 현실은 만만찮아 보인다. <시사저널>이 여야의 총선 판세 자료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그리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해본 결과, 민주당 등 야권 연대 후보가 확실하게 우세를 보이는 지역은 두 곳에 불과했다. 문재인 후보와 조경태 후보가 나서는 부산 사상과 사하 을이다. 새누리당은 18곳에서 우세를, 11곳에서 경합 우세를 나타내며 역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결국 최대 관건은 초경합 지역으로 떠오르는 아홉 곳의 판세가 어디로 기울지 여부에 달렸다.

초경합 지역 아홉 곳 가운데 여당과 여권 성향 무소속 후보 간 대결 구도인 부산 수영(유재중-박형준)을 제외한 나머지 여덟 곳은 새누리당과 야권 연대 후보가 대결하는 구도이다. 민주당 후보가 다섯 곳, 통합진보당 후보가 두 곳, 진보신당 후보가 한 곳씩 각각 대표 주자로 나서 새누리당 후보와 혈전을 벌이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이 여덟 곳 중에서 야권 연대가 절반을 건진다고 하면, 모두 여섯 석을 얻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등 야권으로서는 썩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다. 야권으로서는 내심 여덟 곳의 초경합 지역을 모두 이기고 싶을 것이다. 그래야 목표로 한 두 자릿수 의석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부산 서부 지역과 창원·김해 지역의 총선 판세는 이번 총선 전체 향방을 가늠하는 격전지로 부각되고 있다.  


PK 지역에서 김해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상징성은 남다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이곳은 지난 17대와 18대 총선에서 PK 지역이 온통 청색 깃발로 뒤덮일 때도 유일하게 노란색 깃발을 꽂았던 지역이다. 그 중심에 바로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을이 있다. 민주당 등 야당 인사들이 PK 지역을 방문할 때 성지처럼 반드시 찾는 노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 민주당은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을 공천했다.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당시 국민참여당과 야권 단일 후보를 냈으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김태호 후보에게 패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주변의 출마 권유에도 고사했던 김경수 후보는 재·보선 패배에 대한 일종의 부채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누리당의 수성 의지 역시 확고하다. 민주당의 성지와 같은 이곳에서 새누리당이 연이어 깃발을 꽂는다면, 민주당이 꿈꾸는 낙동강 전투 대열을 완전히 허물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지사를 두 번 역임했던 김태호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만만찮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김태호 후보 역시 이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경남을 기반으로 ‘대권’을 향해 좀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해 을이 이번 총선 최대의 분수령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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