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간 젊음들, 정치 새싹 될까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2.04.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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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 지역구·비례대표 의원에 뽑힌 30대 당선인들은 누구?

ⓒ 시사저널 임준선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2030세대 이슈가 도드라졌다. 과거 어느 선거보다 젊은 층의 목소리가 크고 또렷하게 나왔다. 청년 실업이나 고액 등록금에 좌절한 2030세대의 분노가 조직화하기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민주통합당(민주당), 통합진보당(진보당)은 20~30대 유권자 표를 겨냥한 갖가지 선거 전략을 마련했다. 반값 등록금, 청년 실업, 출산·보육 정책 같은 선거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당이 지난 3월13일 야권 연대를 결성하면서 19대 국회 첫 법안으로 반값 등록금을 상정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공약을 내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당은 2030 세대를 지역구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새누리당은 손수조 후보(27)를 부산 사상구에 공천해 야권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당선인과 맞붙게 했다. 각 당은 비례대표 후보 당선권에 30대를 다수 포진시켰다. 새누리당 세 명, 민주당 두 명, 진보당 한 명이 당선권에 포함되었다.

새누리당 5명, 민주당 3명, 진보당 1명

4월11일 선거 개표 결과 30대는 아홉 명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새누리당 다섯 명, 민주당 세 명, 진보당 한 명이었다. 유일한 20대인 손수조 후보가 낙선한 탓에 20대 당선자는 없다. 지역구 당선인은 세 명이다. 문대성 당선인(35)이 새누리당 부산 사하 갑 지역구 후보로 나서 힘겹게 승리했다. 이언주 당선인(39)은 민주당 경기 광명 을 후보로 나와 새누리당 현역 의원인 전재희 후보를 제쳤다. 김세연 당선인은 새누리당 부산 금정 후보로 출마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했다. 김세연 당선인은 30대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나머지 여섯 명은 청년과 다문화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당선인이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당선인은 새누리당 세 명, 민주당 두 명, 진보당 한 명이다.

김재연 당선인(31)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순위 3번으로 당선되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내며 반값 등록금 투쟁을 주도했다.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반값 등록금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야권 연대가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반값 등록금을 법제화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되었다. 김당선인은 “총선에서 승리해 6월에 반값 등록금 법안을 통과시켰으면 좋을 뻔했다. 정책을 실현하는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킬 힘도 학부모와 학생에게서 나와야 한다. 대선에서 그 열망이 다시 나올 것이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열망이 타오를 수 있도록 청년의 여론을 모아내겠다. 대선 주자 공약에도 반값 등록금이 포함될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라고 말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김상민 당선인(38)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22번으로 당선되었다.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 대표와 보건복지부 희망나눔정책네트워크 위원을 지냈다. 새누리당이 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찾기 위한 ‘감동 인물 찾기 프로젝트’에서 선발한 인물이다. 김상민 당선인은 “지금까지 자원봉사단 대표로 활동하면서 복지와 나눔의 현장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과 그 혜택을 입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원봉사 경험을 살려 현장 실정에 맞는 복지 정책을 마련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상민 당선인은 “2030세대의 의식과 요구를 새누리당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연결 고리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영 당선인(36)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순위 24번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아시아팀 부국장이다. 국내에서는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 경제 포럼은 세계 유명 기업인·정치가·학자·언론인이 모여 세계 경제에 관해 논의하는 국제민간회의이다. 이재영 당선인은 청년 대표 못지않게 국제 기구 전문가로서의 대표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장하나 당선인(34)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순위 13번으로 당선되었다.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과 대외협력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운동 대책위 사무처장으로 활약하며 야권 연대 이전에 당론과 다른 길을 걷기도 했다. 장하나 당선인은 “개인의 욕구가 다품종 대량 생산되는 시대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비롯해 갖가지 매체에서 쏟아지는 청년층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내 국회에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소신과 당론이 배치되면 “시치미 뚝 떼고 할 말 하겠다”라고 공언한다.

민주당 비례대표 10번 김광진 당선인(30)은 19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남사무국장과 순천YMCA 재정이사를 맡으면서 주로 전남 지역에서 활동했다. 김광진 당선인은 청년 대표를 뽑기 위해 민주당이 주최한 락파티에 참여해 청년 비례대표로 발탁되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청년 대표 선발 절차 좀 더 다듬어야”

이언주 당선인과 김세연 당선인은 직업 정치인이다. 당내에서 각각 정책위 부의장과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는 정당인이기도 하다. 이언주 당선인(39)은 전재희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을 제치고 경기 광명 을에서 당선되었다. 30대 민주당 당선인 가운데 유일한 지역구 당선인이다. 김세연 당선인은 새누리당 후보로 부산 금정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30대 의원 가운데 유일한 재선 의원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 쇄신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민본21 간사를 지냈다.

새누리당이 영입한 30대 인사 중 지역구 당선인으로는 문대성씨가 유일하다. 문대성 당선인은 부산 사하 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힘겹게 당선되었다. 당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2위였다. 국민대 이학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도리코(문대성과 신도리코 합성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당내 비상대책위원 중 일부가 선거 직후 출당을 요구하고 있어 당선되고 나서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기도 하다. 

19대 총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당선인은 필리핀 출생 귀화인 이자스민씨(35)이다. 이자스민 당선인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순위 15번으로 당선되었다. 이자스민 당선인은 영화 <완득이>에 완득이 엄마로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새누리당 다문화 대표로 비례대표 후보에 올랐다. 필리핀 아테네오드다바오 대학교 생물학과를 중퇴했다. 과거 방송 출연에서 의대 졸업생으로 소개했다가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과 다문화네트워크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19대 총선거 30대 당선인 9명은 한국 정치의 거목으로 자랄 새싹일까, 아니면 20~30대 유권자를 끌기 위한 구색 맞추기일까? ‘2030 표를 의식해 공천했으니 이제 할 일 다했다’는 인색한 평가 사이사이에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치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기대가 섞이고 있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는 “20~30대의 요구와 의식을 대변할 국회의원이 다수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청년 대표 선발이 졸속으로 이루어진 면이 없지 않다. 청년 정치인이 한국 정치의 기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당마다 인재를 선발·발탁하는 절차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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