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이창석씨는 전씨네 곳간지기?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5.2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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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전재용씨와의 수상한 땅 거래 포착해 징세 / 연희동 사저 압류당했을 때는 대리인 내세워 낙찰받아
지난 1988년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 ‘친인척 비리’ 관련 혐의로 경찰에 출두한 이창석씨. ⓒ 연합뉴스
이창석씨(60)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의 동생이다. 이씨는 전씨 직계 가족의 비자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름이 거론된다. 항간에는 이런 이씨에 대해 ‘비자금 관리인’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현재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연희동 자택도 절반은 이씨의 재산이다.

연희동 자택은 원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인인 고 이규동씨의 소유로 되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의 집권 말기인 1987년에 퇴임 후 사저로 사용하도록 양도했다. 안채(8백18.9㎡, 2백48평)는 딸인 이순자씨 명의로, 별채(3백12.1㎡, 94평)는 사위인 전두환 전 대통령 명의로 이전했다.

하지만 2003년 11월에 전씨 소유의 별채가 경매로 나오게 된다. 거액의 추징금을 내지 않자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경매에 부친 것이다. 별채의 낙찰자는 처남인 이창석씨였다. 이씨는 대리인 윤 아무개씨를 통해 16억4천8백만원을 제시해 낙찰을 받았다. 당초 감정평가액보다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씨는 낙찰을 받은 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그대로 살도록 했다. 지금까지 재산권을 행사하지 않고, 소유주로만 되어 있다. 현재 연희동 저택의 재산 가치는 50억원을 훨씬 웃돈다.

그런데 최근 등기부등본상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연희동 별채가 지난해 11월17일 국세청 강남세무서에 압류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창석씨는 2006년 12월에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있는 땅을 매매했다. 평범한 거래는 아니었다. 이씨는 건설업자 박 아무개씨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5백억원에 팔고, 나머지 땅은 조카인 전재용씨에게 헐값(28억원)에 팔았다.

전재용씨는 땅을 매입한 후 건설업자 박 아무개씨에게 4백억원에 땅을 매매하는 계약을 했다. 전씨는 가만히 앉아서 무려 3백72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누가 보아도 수상한 거래이다. 이들은 또 거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탁 제도를 이용했다. 국세청은 나중에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이씨에게 양도세(80억원)를, 전씨에게는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씨가 양도세를 내지 않자 이씨 명의로 되어 있는 연희동 별채를 압류했던 것이다. 국세청의 압류는 올해 3월20일에 해제되었다.

서초동 건물에 여러 가족 회사 함께 입주

‘수상한 땅 거래’로 의심받고 있는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의 야산. ⓒ 시사저널 박은숙
이상한 것은 또 있었다. 이창석씨와 전재용씨 간의 연결 관계이다. 전재용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비엘에셋의 사무실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의 한 건물 2층(201호)에 있다. 그런데 이곳에 비엘에셋을 포함해 여러 회사가 입주해 있다. 비엘에셋, 에스더블유디씨, 삼원코리아, 세마디엔씨, 진영씨엔이 등이다.
이들 회사는 사실상 ‘이창석-전재용’ 두 사람의 가족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창석씨와 그의 부인인 홍정녀씨, 전재용씨와 그의 부인인 박상아씨, 또 박씨의 동생인 박 아무개씨 등이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을 겹치기 하며 맡고 있다. 이 회사들은 상호는 다르지만 사실상 ‘한 묶음’인 것이다. 비엘에셋이 회사 주소지를 옮길 때마다 나머지 회사도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 이런 사실은 등기부등본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씨는 처가 쪽 인사들 중에서는 가장 지근거리에 있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이 이씨 등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씨도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씨의 부인 홍정녀씨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명동 사채 시장에서 현금화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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