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06.1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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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 해냄 제공
지하철을 탔다. 서른 명 정도의 승객이 앉거나 서 있었다. 일행이 없이 혼자만 탄 사람들만 있는지 고요했다. 책을 보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들조차 표정이 굳어 있다. 매일 아침 ‘아침편지’를 발송하는 고도원씨의 마음이 무거워질 풍경이다. 아침에 마음 환해지라고 3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세상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칙칙한 풍경이니 말이다. 고도원씨도 이런 지하철 풍경을 만난 적이 있나 보다. 고씨는 승객들의 표정을 찬찬히 살핀 날의 느낌을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해냄 펴냄)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웃음이 없다. 눈물이 메말랐다. 표정이 어둡고 무섭다.”

고씨는 강연장에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는 청년들에게 꼭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청년들 상당수가 “없어요”나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고씨는 청년들이 꿈에 대해 대답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겸연쩍어 하는 것에 대해, ‘꿈이 없는 것이다. 꿈을 꾸지 않으니 꿈이 자랄 리도 없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꿈이 없는 세대에 경종을 울리려고 유명한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경제 위기, 실업 문제 등의 어려움 속에서 전전긍긍해 하는 한국 사회에 어울린다며….

1807년, 지금으로부터 2백여 년 전 독일의 대학 교수 피히테가 베를린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 제목이 그 유명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다.

19세기 당시 독일은 나폴레옹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가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그 당시의 독일은 완전히 폐허 상태였다.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되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마저도 극한으로 내몰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런 절망 속에서 피히테 교수가 일어섰다. “절망의 시대에 공장 몇 개 짓고 경제를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신이고 꿈입니다.” 피히테 교수의 강연에 담긴 핵심 메시지였다. 정신도 보통 정신이 아니라 ‘순결한 정신’, 꿈도 보통 꿈이 아니라 ‘좋은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메시지를 어떤 이들은 애국이라고도 하고 애족이라고도 표현하겠지만, 가장 핵심은 바로 독일 청년들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피히테 교수가 했던 것처럼 고씨도 일어섰다. “몸이 굳어지고 생각이 굳어지면 꿈도 사라집니다. 지나간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감각에 몰두하고, 과거의 시간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시간을 향해 걸어가는 것… 나이를 잊고 계속 살아가십시오.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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