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박멸, GM이 해낼까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 승인 2012.06.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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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형 기술 활용한 전염병 차단 전략 주목 불임 수컷 모기나 날지 못하는 암컷 모기 연구 중

ⓒ 일러스트 김세중

모기는 열대야와 함께 여름밤의 ‘양대 불청객’이다. 이른 더위에 강수량까지 적어 지난해에 비해 개체 수가 40%나 증가하고 있다. 날씨도 더운데 밤에 모기까지 덩달아 기승을 부리면 짜증은 두 배가 된다. 하지만 더위는 모기가 성장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모기는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기온이 높을수록 모기의 성장 기간이 짧아져 일시에 많은 모기가 성장해 나온다.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16일이다. 일단 성충이 된 모기는 1개월 정도 살 수 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온도가 5℃ 증가하면 모기가 알에서 번데기를 거치는 기간이 6일 줄어든다. 따라서 불볕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여름은 모기의 개체 수 역시 늘어날 추세이다.

■ 찜통 한여름에 모기 개체 수 늘어나는 이유

강수량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모기는 알?유충?번데기 시기에는 물속 생활을 하다가 성충이 되면 육상 생활을 한다. 생후 3주차부터는 초저녁 시간대 공중에서 군무를 하며 짝짓기를 한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강수량이 많아지면, 대부분의 시간을 짝짓기 군무 대신 풀숲과 나뭇잎 뒤 등에서 비를 피하는 데 보낸다. 또 그나마 어렵게 짝짓기를 해서 하수구나 웅덩이 등에 낳았던 알이나 유충도 폭우로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데 한몫한다. 하지만 올여름에는 큰 비도 없을 것으로 보여 역시 모기의 개체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세상에는 수천 종의 모기가 있다. 그 가운데 10%는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는데, 특히 말라리아 원충을 옮기는 학질모기의 증가가 문제이다. 학질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최저 기온은 약 8~10℃이다. 열대 지역에서는 워낙 기온이 높아 약간의 기온 상승이 있어도 학질모기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온대 지역에서는 약간의 기온 상승으로도 움츠리고 있던 학질모기들이 활동할 수 있다. 따라서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하거나 활동 시기가 훨씬 길어질 수 있다.

해마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사람은 2억~3억명이다. 이 가운데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모기는 식물의 즙이나 과즙, 이슬을 주로 먹고 사는 초식성이다. 하지만 짝짓기를 한 암컷이 수정란을 몸에 갖게 되면 수정란의 생장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로 변신한다. 일부 모기는 사람을 공격하고 병까지 퍼뜨린다.

지금 세계 각국은 말라리아 감염을 막기 위해 최첨단 유전자변형(GM) 모기를 연구하고 있다. GM 기술로 불임인 수컷 모기를 만들거나 날지 못하는 암컷 모기를 만드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암컷 모기를 날지 못하게 하면 영양분인 피를 빨지 못해 알을 낳을 수가 없다.

일명 ‘무정자 수컷 모기’라고 불리는 불임 수컷 모기 개발은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암컷 모기는 죽기 전에 단 한 번만 교배하기 때문에 불임 수컷과 교미하면 이 역시 알을 낳지 못한다. 영국의 공립 의학·과학기술 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과 이탈리아의 연구팀은 약 1만개의 모기 배아에 정자 생산 유전자의 활성을 방해하는 물질을 일일이 주입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불임 수컷 모기를 개발했다. 무정자증 수컷 모기는 모기 퇴치에 상당히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 무정자증 수컷 모기로 어떻게 모기 퇴치하나

또,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곤충학자 마이클 리엘과 그의 연구팀은 모기의 유전자를 변형해 말라리아의 원인이 되는 기생충이 모기의 체내에서 성장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인간에게 말라리아를 옮기지 못하게 한 연구이다. 연구팀은 모기의 장 발달과 면역 반응, 수명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변형했는데 그 결과 모기가 말라리아 기생충에 강한 면역력을 가지게 되었고, 또 유전자 변형으로 모기의 수명이 짧아졌다. 이 역시 말라리아의 전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변형된 유전자는 다음 대에도 이어진다.

한편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고질적이고 심각한 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한 GM 모기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생태계 교란의 복병을 만날 수도 있는 ‘GM 모기의 딜레마’ 때문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끝나지 않는 모기와의 전쟁, 유전자 변형 모기가 해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모기는 성충 단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물은 모기의 성장에 필수 요소이다. 장마철이 끝나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물 웅덩이가 많이 생기면 모기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이다. 반면, 장마철 당시에는 비 때문에 오히려 개체 수가 줄어든다.

■ 몸무게보다 50배나 무거운 빗방울 속에서 모기의 생존 비결은?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2㎎에 불과한 몸무게의 모기가 어떻게 제 몸무게보다 50배나 무거운 100㎎에 달하는 빗방울을 맞으면서도 멀쩡히 날아다닐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6월4일자 미국 국립과학회보에는 이를 연구한 조지아 공대의 데이비드 후 박사 연구팀의 논문이 실렸다. 그에 따르면, 모기가 엄청난 빗방울의 무게를 느끼지 않고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은 빗방울에 달라붙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빗방울이 몸에 떨어지면서 균형이 흔들릴 때 모기가 처음 하는 행동은 재빨리 몸을 굴려 빗방울 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렇게 몸을 따라 빗방울을 굴리는 방법으로 접촉 시간을 늘려 50배나 되는 빗방울의 충격을 2배 정도로 줄인다. 그런 후 빗방울에 달라붙어 한동안 떨어져 내리다 지상 약 6cm 거리에 도달했을 때 빗방울에서 떨어져 나와 다시 날아오른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모기의 외피, 즉 모기의 몸을 덮고 있는 털이 방수여서 물방울을 퍼뜨리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후 박사의 설명이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함께 있어도 유독 모기에게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럴까. 이런 사람은 대체로 뚱뚱하고 땀이 많은 사람이다. 몸집이 크고 뚱뚱한 사람들은 대사 작용이 활발해 몸에 열이 많고 땀이 많아 모기가 멀리서도 찾을 수 있다. 모기가 흡혈 대상을 찾을 때는 동물이 발산하는 이산화탄소·체취·체온·습기 등을 이용한다. 1?2m의 거리에서는 체온이나 습기를 감지하지만, 10?15m의 거리에서는 바람에 실려오는 이산화탄소로 대상을 찾는다. 이보다 더 먼 거리에서는 피부 분비샘에서 나오는 젖산 등의 냄새를 맡고 대상을 찾아내는데,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젖산 분비가 많아 모기의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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