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야구’로 외면받는 위기의 일본 프로야구
  •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
  • 승인 2012.06.1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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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임창용 선수(왼쪽부터).
일본 프로야구가 위기를 맞았다. 일본 야구 관계자는 올 시즌을 “전후 최대 위기이다. 이러다 프로야구가 공멸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은 관중 감소와 TV 중계 격감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대호가 활약 중인 오릭스 버펄로스 관계자는 “2010년과 비교해 지난해 전체 관중이 2.6%가량 감소했다. 올 시즌은 10% 이상 관중이 줄어든 상태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오릭스의 평균 홈 관중은 1만9천4백58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요미우리, 한신 등 명문팀과의 교류전을 제외하고는 홈 관중이 1만4천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관중의 씀씀이도 줄어들었다. 예년 같으면 내야 지정석에서 관전했을 테지만, 요즘은 외야와 내야 자유석이 잘 팔린다. 상대적으로 값싼 자유석을 선호하는 것이다. 관중의 구장 매점 이용률도 떨어져 교세라돔의 몇몇 매점은 매출 감소를 이유로 문을 닫은 상태이다.

지상파의 TV 중계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 요미우리는 자매사인 니혼TV를 통해 홈경기를 생중계해왔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시청률이 감소하며 올 시즌에는 단 6경기만 중계한다. 다른 구단은 지상파 TV 중계는 꿈도 꿀 수 없다. 문제는 프로야구 중계권료도 5년 사이 반 토막이 났다는 점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위기는 우리에게는 교훈이다. 일본은 프로야구 인기가 영원할 것으로 오인했다. 그래서 팬 친화적인 마케팅에 소홀했다. 요미우리는 ‘오는 손님 안 막고, 가는 손님 잡지 않는다’는 오만한 마케팅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요즘은 팬 마케팅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구단의 이기심도 한몫했다. 각종 현안마다 구단들은 야구계보다 자기 구단의 이익을 앞세웠다. 대표적인 예가 저반발력 공인구이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는 저반발력 공인구를 채택했다. 투수력이 좋은 팀들이 선호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홈런과 안타가 터지지 않으며 야구팬은 ‘재미없는 야구’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한국 야구계는 10구단 창단 승인을 놓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몇몇 구단의 이기심 때문이다. 그나마 일본은 4천개 이상의 고교야구팀과 올드 야구팬이 많아 야구 위기가 리그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한국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암흑기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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