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부 국경에 아사드 정권 대체할 시리아 반군 ‘훈련 중’
  • 조홍래│편집위원 ()
  • 승인 2012.07.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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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 국경 도시를 터키 군용 트럭이 지나고 있다. ⓒ AP연합
시리아와 접경하고 있는 터키의 남부 국경 지대에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고 숨어든 다수의 시리아 반군이 포진하고 있다. 한때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반군은 최근 대오를 정비하고 거의 정규군 수준의 편제를 갖추었다. 이들은 터키 정부의 비호 아래 조직적인 훈련을 통해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일사불란한 편제를 완비한 채 시리아 내 반군 세력에게 각종 무기, 통신 장비, 야전병원 시설을 제공하는가 하면 심지어 이곳으로 도주한 반군 병사들에게 급여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곳이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 것은 최근 시리아 방공포대가 터키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 때문에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부터였다. 

반군은 이곳 거점을 시리아 내 군·정부·인권단체들을 규합한 반정부 기지로 키우고 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종국에는 대안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반군 지도자들은 이 기지를 ‘정부 내 정부’라고 선포할 만큼 자신만만하고 대담해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아사드 정부의 통제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미 3만여 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전투기 피격 사건을 전후해 10여 명의 시리아 장성들까지 망명해오는 바람에 사기가 충천하고 있다. 장성들의 집단 망명 이후 다수의 시리아 병사도 정부군에서 이탈해 이곳으로 잠입하고 있다.

한편 터키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휘관들과 회동하고 이 북부 기지를 교두보로 활용해 아사드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전략을 숙의했다. 반군은 또한 단순히 시리아 내 반군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리아 내 ‘자유시리아군’ 및 반정부 민병대와 제휴할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아사드 정권을 대체할 민간 정부가 출현할 경우 이 정부를 전략적으로 돕는 방안도 찾고 있다.

반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 내에는 10개의 반정부 군사 조직이 구성되어 아사드에 반기를 든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시리아 내 최대 망명 단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는 반군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매월 반군에게 월급을 준다. 급여에는 병사 1인당 최소 월 2백 달러와 가족의 생계비가 포함되어 있다. 지급되는 돈은 주로 반군 조직의 운영비와 아사드 정부군에 대한 작전비로 사용된다. 한 반군 지도자는 “이제 모든 작전을 전략적으로 감행할 단계에 왔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거사 환경이 무르익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시리아 내 국제감시단의 노르웨이 대표인 로버트 무드 소장은 지난주 유엔 안보리 보고에서 “반군의 저항이 점점 효율화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시리아에서 망명해 반군을 지휘하고 있는 하산 카셈은 자신의 군 조직에 대해 ‘북부자유여단’이라고 호칭했다. 이 여단은 거의 정규군 수준의 전력을 갖추었다.

아사드 정권은 지금까지 반정 봉기를 일으킨 양민 1만4천여 명을 학살했다. 국제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민심도 이탈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로부터의 무기 공급도 미국의 견제로 끊겼다. 고립무원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부여단이 모종의 거사를 꾀할 경우 아사드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량 학살을 자행하면서 집요하게 버티던 아사드 정권이 엉뚱하게도 터키 북부 국경에 집결한 반군 조직에 의해 붕괴될 위험에 처한 상황 앞에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와 때를 같이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주둔한 정부군 기지가 반군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반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공격에 의해 정부군 33명이 사망했다. 피격 장소는 아사드 대통령의 관저에서 3마일 떨어진 곳이다. 이 공격은 자유시리아군이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격이 북부여단과의 사전 모의를 통해 이루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때가 때인 만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편 시리아 국영 TV는 시리아 공군 중장 1명이 반군에 납치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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