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간 한국인들, 미국 시민으로 살 만할까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07.1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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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시민권 취득 건수 다시 증가세…불법 체류자도 늘어나 / 아시아계 6개국 중 고학력은 2위인데 가계 소득은 최하위 기록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연례 행사로 열리는 코리언 퍼레이드 행사 때 뉴욕 중심가는 태극기와 한복으로 뒤덮인다. ⓒ 연합뉴스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 한국인 이민자들의 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 건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출신 국가별로 볼 때 10위권 내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계에 비해서는 학력 수준만 높을 뿐 경제력과 정치적 영향력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인 가운데 미국 영주권 취득자는 2011년 한 해 2만2천8백24명으로 2010년보다 6백명(2.7%)이 늘어났다. 가족 이민은 3백여 명 줄어든 반면, 취업 이민은 9백50명이 증가했다. 한인 영주권 취득자는 전체 영주권 취득자 1백6만2천40명 중 2.1%를 차지하면서 출신 국가별로는 8번째를 기록했다. 출신 국가별로 미국 영주권을 가장 많이 취득한 곳은 역시 멕시코이다. 14만3천4백46명으로 13.5%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 8만7천16명(8.2%), 3위 인도 6만9천13명(6.5%), 4위 필리핀 5만7천11명(5.4%), 5위 도미니카 4만6천1백9명(4.3%), 6위 쿠바 3만6천4백52명(3.4%), 7위 베트남 3만4천1백57명(3.1%) 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의 미국 영주권 취득 방식은 전체 추세와는 다른 두 가지 특성을 보이고 있다. 첫째, 취업 이민이 가족 이민보다 많다. 지난해 새로 영주권을 취득한 한인 2만2천8백24명 가운데 취업 이민이 1만2천5백93명으로 절반을 넘긴 55%를 차지했다. 전체 미국 이민자들 가운데 가족 이민이 65%이고 취업 이민이 13%인 데 비해, 한인들은 반대로 취업 이민이 더 많다. 둘째, 미국에 들어와 수속하는 경우가 한국에서 수속하는 경우보다 세 배나 많다. 지난해 영주권을 취득한 한인 2만2천8백24명 가운데 미국에서 수속한 사람은 1만7천5백81명으로 77%나 된 반면, 한국에서 수속하고 들어온 경우는 5천2백43명으로 23%에 그쳤다. 한국인들은 한번 이민하기로 마음먹으면 한국에서 기다리지 않고 일단 미국에 들어가 자녀들의 교육부터 신경 쓰면서 영주권 스폰서를 찾고 조기 정착을 모색하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들은 4년 전 대통령선거 때인 2008년 2만2천7백59명(2.2%)으로 절정에 달했으나, 2009년에는 전체 급감세에 맞춰 1만7천5백76명(2.4%)으로 5천2백명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2010년에는 6천4백명이 줄어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2011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민자 수는 전체 8위…아시아 국가 중 5번째

1903년 1월13일 1백2명의 한인이 하와이에 처음 도착해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시작된 지 올해로 1백9년이 되었다. 퓨 리서치 센터는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에 이민 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출신 국가별로 비교·분석했다. 퓨 리서치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외국 태생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1천8백2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에서 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가 한 해 이민자 숫자에서는 2010년을 기점으로 36% 대 31%로 히스패닉계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한인 이민자들은 1백70만6천8백22명으로 아시아계 전체에서 9.9%를 점유하며 국가별 순위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민자를 배출한 국가는 중국으로서 4백1만여 명으로 23.2%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필리핀으로 3백41만7천명(19.7%), 3위는 인도 3백18만3천여 명(18.4%) 순으로 집계되었다. 4위는 베트남으로 1백73만7천여 명(10%), 5위 한국에 이어 6위는 일본으로 1백30만4천명(7.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내 한인 이민자들은 고학력자들임에도 소득은 바닥권이고 자택 소유, 미국 시민권 취득 등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대부분 밀리고 있다. 미국 내 한인 이민자들의 파워는 아시아 6개국 중에서 고학력에서는 2위를 기록했으나 시민권 취득에서는 4위, 가계 소득에서는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6개국 출신 가운데 한인들이 가장 우세한 분야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율이다. 전체의 53%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비율을 보면 인도가 70%로 가장 높고 한국이 2위, 중국이 51%로 3위, 필리핀이 47%로 4위, 일본이 46%로 5위, 베트남은 26%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한인 이민자들의 미국 시민권 취득률은 58%로 6개국 중 4위에 그쳐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권 취득률은 베트남 출신들이 76%로 가장 높았고 필리핀계 67%, 중국계 59%로 한인들보다 높은 반면 인도는 50%, 일본은 33%에 불과해 한국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한인들의 가계 소득은 5만 달러로 6개국 중에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계 소득이 가장 높은 아시아계는 인도 출신으로 8만8천 달러나 되며 필리핀이 7만5천 달러,  일본이 6만5천4백 달러, 중국이 6만5천 달러, 베트남이 5만3천4백 달러로 나타났다. 빈곤율도 한인들이 15%로 베트남과 함께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계 평균인 12%를 웃돌았다. 다만 한인들의 가계 소득은 실제로 낮은 것보다는 신고상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인들의 자택 소유 비율은 48.1%에 그쳐 아시아계 평균 58.1%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를 잘한다고 대답한 한인 비율도 54%로 아시아계 평균 63.5%에 비해 저조했다. 한인들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48% 대 공화당 32%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 있는 한국인 불법 체류자 숫자는 2011년 현재 23만명으로 전년보다 6만명(35%)이나 급증했다. 한인 불법 체류자들은 2년 연속 대폭 감소했다가 새 인구 통계를 반영하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2011년 현재 한인 불법 체류자 23만명은 전체에서 2%를 기록하며 국가별로는 여덟 번째로 많은 숫자이다.

불법 체류자 수는 멕시코가 6백80만명으로 59%를 차지하며 단연 1위를 고수했고 엘살바도르 66만명, 과테말라 52만명, 온두라스 38만명, 중국 28만명, 필리핀 27만명, 인도 24만명, 한국 23만명, 에콰도르 21만명, 베트남 17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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