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안전’과 ‘보수’가 돈 벌어준다
  • 이민정│재테크 컨설턴트 ()
  • 승인 2012.07.2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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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투자 심리에도 영향…증시 변동 폭 커지면서 복리 적금 등 안정적 금융 상품들 주목

ⓒ 시사저널 자료 사진

유럽에서 발원한 경제 위기가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08년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을 때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스페인·그리스발 유로존 위기를 완화해줄 특별한 계기가 없는 가운데, 호재와 악재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렸던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성장’이라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처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던 나라들의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정치적 위험과 금융 시장 불안이 겹치면서 ‘위기’라는 표현이 어울릴 지경이다. 국내 시장도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세계 금융 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장기적인 불황을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펀드 투자 줄고 은행 적금 잔액 크게 늘어

이런 불안들이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 손실의 위험성이 있는 펀드 등은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증시 변동 폭이 커지면서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펀드에 몰렸던 돈을 찾고 있다. 실제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NH농협 등 여섯 개 은행 펀드의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46조4천7백3억원에서 올해 6월 말에는 45조2천3백26억원으로 2.7% 감소했다.

반대로 저금리 시대에 대안으로 각광받았던 펀드에 몰렸던 돈들이 다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펀드 투자가 줄어들고,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면서 적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 이들 6개 은행의 적금 잔액은 총 29조6천9백2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2조9백89억원 늘어났다. 7.6%가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율이 3.3%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은행 적금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금융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진다고 볼 수 있다.

불안감이 커지고, 어떤 것도 대안으로 느껴지지 못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뾰족한 답이 없을 때는 ‘원칙에 충실하자’가 정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변수가 생겨나면 날수록 투자의 원칙에 따르되, 시대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형을 주는 것이다.

실물 경제의 위축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을 가지고도 가난한 ‘하우스푸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커져가고, 대출 이자 금리의 변동에 따라서 생활이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 혹은 기대하며 대출을 받아서 샀는데, 그 값이 떨어지니 감당을 못하는 것이다. 결국 감당을 하지 못해서 헐값에 매물로 내놓고 많은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런 위험은 꼭 주택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위험성이 있는 금융 상품에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이른바 ‘몰빵’을 했는데 돈이 꼭 필요한 시점에 다른 곳에서 돈을 융통할 수 없다면 결국 손해를 보고서라도 돈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변수가 많을수록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을 꼭 만들어놓아야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유동성 자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이자를 주는 CMA통장을 이용하면 된다.

불안 요소 많다면 투자 원칙도 변형시켜야

변수가 많고 불황이 예상된다면, 돈을 잘 굴리는 것보다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려면 기대 수익률을 낮추어야 한다. 상승세가 이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그렇다고 돈을 그냥 묵혀둔다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그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안전하게 돈을 지키면서,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전통적인 예금과 적금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3.25%에서 3%로 내려갔다. 금융 당국이 위축된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꽤 쏠쏠하게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복리 상품이 등장했다. 복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은 단리 상품과 달리 ‘원금+이자’에 이자가 다시 붙는다. 예를 들어 월 30만원씩 연이율 4%짜리 적금 상품에 가입했다면, 단리인 상품은 세전 이자가 1백83만3천2백71원이지만, 복리는 1백96만1천9백86원이다. 이런 상품으로는 지역 농축협의 ‘학자금 마련 월복리 상품’, KB국민은행의 ‘첫테크 적금’, 신한은행의 ‘월 복리 적금’, 우리은행의 ‘월복리 연금식 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입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한다. 이자가 높은 만큼 나이 제한, 저축 한도, 거래 실적 등 가입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다. 국민은행은 가입 대상이 18~38세로 제한되어 있고, 신한은행은 분기당 100만원 이하가 한도이다. 그리고 복리의 효과는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3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고 가입한다.

보통 투자의 원칙이라고 하면 분산 투자, 적립식 투자, 장기 투자를 말한다. 분산 투자란 예·적금,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장기적인 자산 배분을 유지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는 적립식 투자이다. 자산을 다양하게 분산했다면 어느 시점이 투자의 적기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주가의 등락에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주식에 계속 투자하는 정기 적립식 투자 방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가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량의 주식을 살 수 있고, 주가가 상승했을 때는 적게 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는 장기 투자이다. 장기간에 걸친 투자 계획 수립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 수익률로도 원하는 수준의 자금을 형성할 수 있고 단기적인 수익률 하락에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해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변수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상승과 하락을 그리는 곡선의 변동 폭이 몹시 커지고 있는 요즘에는 이 원칙에도 약간의 변형이 필요하다. 불안 요소가 많다면, 안전 자산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분산 투자도 변형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 방식도 주식 비중이 아주 낮아져 있는 시점이라면 집중해 돈을 더 넣고, 상승기에는 돈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변형해야 수익을 더 낼 수 있다. 그저 매일 일정한 날에 일정 금액을 넣는 것보다는 훨씬 더 수익이 많다. 장기적인 불황이 예상된다고 하면, 주가가 떨어진 주식시장에서 그저 시간만 바라보고 있다면 어리석은 짓이 되지 않겠는가? 일정한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하면 그 시점에 집중해서 투자를 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났다면 돈을 빼는 방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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