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대 시장은 아직 건재했다
  • 이규대 기자 (bluesy@sisapress.com)
  • 승인 2012.08.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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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 학생 1인당 월평균 24만원 지출…10명 중 7명 이상 사교육 받아

사교육 시장의 동향은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를 파악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특히 사교육의 현실을 한눈에 파악하는 데 요긴한 자료가 있다. 통계청의 정기 사교육비 조사이다. 올해 초에도 ‘2011 사교육비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전국 초·중·고 1천81개 학교의 학부모 약 4만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학생 1인이 사교육에 지출한 월평균 비용은 24만원이었다. 5년 전인 2007년에는 22만2천원이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그리 큰 변화는 없었던 셈이다. 사교육비 총액의 경우 약 20조1천억원으로, 20조9천억원 수준이었던 2010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전체 학생 수가 지난해에 비해 약 3.4%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사교육 참여율의 경우, 전체 학생 중 71.7%가 사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열 명 중 일곱 명 이상이 사교육에 참여하는 셈이다. 다만 사교육 참여율은 최근 5년 새 소폭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소득 계층에 따라 지출하는 사교육비에도 차이가 났다. 지난해 평균 가계 소득이 월 3백84만원이었는데, 이를 포함하는 3백만~4백만원의 소득 구간 가정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4천원, 사교육 참여율은 76.8%였다. 반면 7백만원 이상 최고 소득 구간 가정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원이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85.3%로 매우 높았다. 가구의 소득 수준과 사교육비, 사교육 참여율은 대체로 비례 관계를 보였다.

입시 제도 바뀌지 않는 한 큰 변화 없을 듯

사교육비 조사와는 별개로, 사교육 관련 의식에 대해 조사한 통계청 자료도 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늘리게 되는 이유에 대해 ‘취업 등에서 출신 대학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4.21(5점 만점)로 가장 많았다. ‘특목고, 대학 등 주요 입시에서 점수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2순위(4.17), ‘대학 서열화 구조가 심각하기 때문’(4.11)이라는 대답이 3순위였다. 반면 ‘학교에서 자녀 학습 관리를 잘 해주지 못해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학 준비, 상담, 정보 제공이 부족해서’ 등 공교육에 대한 불만은 3점대 전후로 하위권을 채웠다. 사교육을 증가시키는 1차적인 원인은 공교육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 대학 서열 구조 및 입시 제도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사교육을 줄이도록 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수학 교육 선진화’(4.00), ‘학생 및 학부모 인식 전환 및 정보 제공 강화’(3.86), ‘창의 인성 교육 강화’(3.84), ‘영어 공교육 강화’ ‘다양하고 좋은 학교 확산’(각각 3.83)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교육 과목인 수학과 영어를 공교육에서 확실히 대체할 수 있어야 사교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학부모들이 입시 과목 이외에 창의 및 인성 등 새로운 교육을 원하고 있음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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