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라인, 게임 플랫폼에서 ‘2차전’
  • 박병록│경향게임스 기자 ()
  • 승인 2012.09.25 14: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인, 일본에서의 인기 업고 모바일 게임 시장 점령 나서

1억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메신저 탄생이 임박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라인’이 1년 3개월 만에 가입자 6천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말까지 사용자가 1억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이 6천만명을 넘기는 데 2년 6개월 걸린 것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이다. 글로벌 메신저를 지향하는 라인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내 시장에서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동안, 라인은 NHN재팬을 통해 일본 공략을 시작했다. 라인은, 모바일이 강세를 보이는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깨고 일본에서 성공했다.

사용자 유치에 성공한 라인은 카카오톡 게임센터의 성공을 이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점령에 나선다. 라인은 게임 서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메신저에서 콘텐츠 모바일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은 각각 해외와 국내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반면, 라인은 이용자 90%가 외국인이고 이 가운데 50%가 일본 이용자이다. 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세에 민감한 카카오톡에 비해서 라인의 이용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카카오톡, 충성도 면에서 라인 앞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지난해 6월 처음 공개되었을 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1위가 점유율 90%를 독식하는 메신저 서비스의 특성상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라인은 다국어 지원을 기본으로 하는 글로벌 메신저를 표방하며 해외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그 전초 기지 역할을 한 것이 NHN재팬이다. 한국 서비스에 발맞춰 일본에서 출시된 라인은 일본 메신저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덕분에 라인은 카카오톡이 2년 6개월 걸려 이룬 가입자 6천만명을 단 1년 3개월 만에 달성했다. 9월14일 기준으로 라인 사용자는 6천100만명으로 카카오톡을 추월했다.

메신저는 비즈니스 활용도가 높다. 중국 내 1위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는 중국 1위 메신저 QQ메신저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자사 메신저 사용자를 게임으로 유입시켜 자연스럽게 중국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이제 메신저는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공급 플랫폼으로서 매력적이다.

현재 라인의 매출원은 이모티콘의 일종인 스티커 판매에 국한되어 있다. 물론 이를 통해서도 긍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6천만명이라는 저변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일본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모바게·GREE·DeNA 등의 사업 모델을 접목시킨 게임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선임연구원은 “NHN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와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다. 증가세에 있는 스티커 매출과 신규 매출원인 게임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가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톡이 글로벌 경쟁력을 앞세운 라인에 가입자 6천만명 고지를 내주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가장 강력한 모바일 메신저이다. 특히 사용자의 충성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카카오톡의 하루 방문자는 2천6백만명이며, 메시지 전송 건수는 41억건에 이른다. 단순 계산으로 인구 절반이 매일 카카오톡을 쓰고 한 명당 메시지 68건을 보낸다.

사용자 충성도가 갖는 의미는 크다. 당초 PC 기반 메신저인 MSN과 네이트온 등에 게임 서비스 채널이 생겼을 때 업계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의 탄생을 예견했다. 하지만 이들 PC 기반의 메신저들은 게임 서비스에 실패해 시장에서 철수했다. 예상과 달리 사용자들이 메신저를 업무 기반으로 사용해 직장 이외에서는 사용하지 않아 여가 시간에 즐기는 게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처음 게임센터를 개설하고 게임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비즈니스 목표를 제시했을 때 시장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사실 이 때문이다.

하지만 PC 메신저와는 달리 모바일 메신저는 개인의 사생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SNS 열풍으로 사용자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최고 매출 게임 중 10위권 내 6~7개가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계도 분명 가지고 있다. 카카오톡은 수익률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는다. 개발사, 유통사(퍼블리셔),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톡까지, 수익을 나눠야 하는 주체가 너무 많다. 또 중소 개발사라도 한 번에 수천 명이 몰리는 카카오톡 사용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통신망(네트워크)을 갖추는 데 선행 투자해야 한다. 최근 와이디온라인·컴투스 같은 대형 모바일 퍼블리셔들이 카카오톡과 제휴를 시작하면서 수익 배분 주체가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카카오톡은 국내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면, 카카오톡은 국내 유저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매출 극대화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모바일게임 플랫폼 전환 열쇠는 위메이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위메이드)는 ‘도쿄 게임쇼’를 하루 앞둔 9월19일 일본 팰리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라인을 통한 일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에서 카카오톡과 함께 게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일본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라인과의 전략적 제휴를 선택한 것이다.

막대한 유지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던 카카오톡은 위메이드의 게임센터 제안을 수용해 모바일 메신저의 플랫폼 전환을 시도했다. 주변의 걱정도 많았지만 위메이드의 기술력과 양질의 모바일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안정적으로 게임을 론칭해 전통의 모바일 게임 선두 업체인 컴투스와 게임빌을 위협하고 있다. 라인은 위메이드의 앞선 기술력과 경험을 수용해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에 비해서 유저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점을 들어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성공한다면 카카오톡을 능가하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서비스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