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예상했던 것보다 맷집 세다
  •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
  • 승인 2012.10.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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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네거티브 공세에도 추석 이후 지지율 견고

이 정도면 더 빠지는 것이 상식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였던 다운계약서를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한때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한 번은 부인, 한 번은 본인으로 연타를 맞았다. 직접 시인하고 사과까지 해야 했다. 이어 논문 표절 논란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안후보 캠프에서 강하게 반박하기는 했지만 논란은 추석 내내 이어졌다. 안후보에게 의혹 제기가 집중된 것이다.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정당도, 지원 정치 세력도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 집중 난타에는 휘청거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추석 직후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안후보는 여전히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대비해 우위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박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안후보는 각각 51.5%-37.7%(<시사저널>-리얼미터, 10월3일 조사), 49.7%-41.1%(한국일보-한국리서치, 10월2일 조사) 등으로 오차 범위를 벗어나 이기기도 했다. 비록 다자 구도에서 약간 하락한 기미가 보이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이러한 의혹 제기가 결정적 하자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일반 대중들은 최근 제기된 안후보 관련 의혹들이 대통령 후보직을 유지하기 곤란할 정도의 사안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이는 실제 조사에서도 확인되는데, 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 ‘관행적으로 있었던 일로 별문제 없다’는 응답이 59.5%를 차지해 ‘대통령 후보로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응답(32.8%)보다 월등히 높았다(한국일보-한국리서치, 10월2일 조사).

의혹 제기에도 “별문제 없다” 응답이 59.5%

다른 하나는 안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부당하다는 인식이 지지층에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안후보에게만 의혹 제기가 몰리면서 안후보 지지층 및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를 정치적 공세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안후보 지지층에서만 보면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무려 80%에 달하고 있다(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10월2일 조사). 정상적 검증보다는 정치적 공세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해 지지층의 반발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안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의 효과가 제한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애초 안후보를 지지 후보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기성 정치 반감층 또는 안철수 관심·호감층 성격이 강했다고 할 수 있으나, 정식 등판하면서 일정 부분 정치적 지지자로서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이은 펀치에도 버티는 정치적 맷집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부동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적다. 이는 누군가의 지지율을 떨어뜨려야 본인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네거티브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특히 정치 세력 기반이 없는 안후보에게 앞으로도 집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단순한 의혹 제기들은 이번처럼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국정 운영 능력과 관련해 대외 관계·남북 관계 등의 역량에 대한 문제 제기가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후보로서는 앞으로 외교·안보 등의 분야에 얼마나 비중 있는 인물들을 포진시켜 방어하느냐가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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