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각설탕 7개, 두유에는 각설탕 3개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2.10.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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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 어떤 음료에 얼마나 들어 있나

현대인이 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 음료에는 당분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시사저널>은 할인점의 협조를 받아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음료 100여 종의 당분 함량을 일일이 조사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번에 마시는 양(1잔·캔·팩)의 당류 함량을 각설탕 개수로 표시했다(표 참조).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음료는 커피이다. 캔 커피와 병 커피에 들어 있는 당류를 파악했더니 한 제품에 적게는 각설탕 3개, 많게는 10개에 해당하는 당류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캔 또는 한 병을 마시면 평균 일곱 개의 각설탕을 먹는 셈이다.

오렌지 주스 한 잔에도 그 정도의 당분이 들어 있다. 고급형(프리미엄) 오렌지 주스일수록 당분 함량이 많다. 가장 당분이 많은 오렌지 주스 제품에는 각설탕 12개에 해당하는 당분이 들어 있다. 포도·사과·토마토·망고·알로에·매실·블루베리 주스의 당분 함량도 다르지 않다.

탄산음료에는 각설탕 8개에 해당하는 당분이 들어 있다.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페트병과 캔에 담긴 콜라에 녹아 있는 당분의 함량이 다른 점이 특이했다. 페트병에는 각설탕 7개, 캔에는 12개 분량의 당류가 있다. 사이다에 5~6개, 환타에도 6~16개의 각설탕에 해당하는 당분이 녹아 있다.

에너지 음료는 11개, 흰 우유는 1~2개

최근 이온 음료와 비타민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몸에 해롭지 않으니 마셔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온 음료 속에 녹아 있는 당분을 생각하면 물보다 건강에 해롭다. 당분이 각설탕 4개만큼 들어 있다. 또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면 비타민 음료보다 과일을 먹는 편이 이롭다. 비타민 음료에도 각설탕 4개 분량의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 덩어리인 데다 탄산음료보다 많은 각설탕 11개 분량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제품에는 각설탕 14개에 해당하는 당류가 있는데, 한 캔만 마셔도 하루 당분 섭취 권장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건강을 위해 매일 마시는 요구르트에는 각설탕 4개 분량의 당분이 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요구르트 1개당 당분 함량이 13.1g으로 탄산음료(11.9g)보다 많다는 사실도 나왔다. 요구르트가 건강에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유산균 때문이다. 개당 1천만 마리에서 1억 마리까지 유산균이 있다고 한다. 유산균 섭취가 목적이라면 김칫국, 김치, 치즈를 먹는 편이 낫다. 김칫국 한 숟가락에는 1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다. 현대인은 육류, 인스턴트식품, 스트레스, 항생제 남용 등으로 장 속 환경을 나쁘게 만들면서 식습관을 바꿀 생각보다 요구르트 몇 모금으로 장 건강을 챙기려고 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 

아이들이 많이 마시는 우유에도 당분이 있다. 흰 우유에는 각설탕 1~2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 있다. 맛이 없거나 설사 등으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아이에게 과일 우유를 주는 부모가 많다. 바나나 맛 우유에는 바나나 성분이 없다. 맛을 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감미료를 넣었다. 바나나 맛 우유, 초콜릿 우유, 커피 우유 등에는 각설탕 7개에 해당하는 당분이 있다. 그만큼 우유 성분은 줄어든다. 그 밖에도 저지방·무지방·고칼슘·멸균이라는 문패를 단 기능성 우유에도 5~9개의 각설탕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과일 맛 어린이용 음료에도 각설탕 6개 분량

아이 간식용으로 두유만 한 것이 없다. 콩으로 만들었으니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이런 믿음을 이용한 식품회사들은 두유도 단계별로 갖추고 있는데, 단계가 올라갈수록 당분 함량도 늘어난다. 단계마다 각설탕 4개 분량의 당분이 점점 증가해 4단계에는 7개 정도로 늘어난다. 아이들은 맛이 없으면 마시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점점 단맛 강도를 높인 것이다. 이쯤 되면 탄산음료와 같은 수준의 당분이 있는 셈이다.

두유 외에도 각종 과일 맛의 어린이용 음료가 범람하고 있다. 이런 음료에는 각설탕 6개가 들어 있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어린이 음료 1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어린이 음료의 당분 함량은 탄산음료 수준이다. 식약청이 정한 당분 함량 기준인 17g을 초과한 제품도 4개나 있었다. 황태영 중원대학교 한방식품공학과 교수는 “식약청은 어린이 기호 식품 품질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하고 영양을 갖춘 기호 식품의 제조와 판매를 권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여기에 맞는 제품에 마크를 붙일 수 있다. 올 2월 기준 20개 업체, 59개 품목이 이 인증을 받았다. 열량 2백50kcal 이하, 포화지방 4g 이하, 당류 17g 이하라는 공통 영양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한다. 열량과 당류 함유량을 줄이면서도 맛과 향이 좋아야 팔리므로 각종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식품 첨가물 사용을 권장하는 격이다. 그래서 이 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 중에는 카페모카나 카라멜마끼아또 같은 커피 종류도 있다. 아이 건강을 위해 두유를 챙기겠다면 차라리 흰 우유를 먹이는 편이 더 이롭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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