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음악 선호에 막혀 ‘세계 평정’은 불가능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2.11.06 13: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50년에 K팝도 승승장구할까

싸이, 레이디 가가
21세기에 가장 특이한 문화 현상은 음악의 공유이다. 초고속 통신망(광대역 네트워크)이 구축되면서 전 세계 음악인들은 자기가 작곡하거나 부른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나 아이튠스에 올린다. 음악 애호가는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 곳곳에서 녹음된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기술적 제약은 사라졌다. 한국 가수 싸이가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가 한국어 노래 <강남스타일>을 순식간에 전 세계인의 인기곡으로 만들었다. 영국 가수 아델이 부른 영화 <007 스카이폴> OST는 갖가지 음원 사이트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거쳐 전 세계인이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미국 가수 스티비 원더가 노래했듯이 ‘음악은 우리 모두가 이해하는 언어로, 그 안에 세계 자체를 지니고 있다’가 맞는 듯하다.

<메가체인지, 2050년 세계>의 저자 프랭클린은 ‘스티비 원더는 틀렸다’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 언어로 부르는 현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 음악이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지, 인터넷에서 음악을 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는 현상이다. 브라질은 인터넷망이 제대로 깔려 있지 않은 나라이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브라질 음반 매출의 59%는 브라질 현지 음악 판매에서 나온다.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터넷 통신망이 잘 보급되어 있는 나라이다. 아시아에서는 K팝 인기가 상당하지만, 한국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지는 않는다. 그러나 브라질처럼 한국 내 음반 시장 72%는 한국 음악이 점유하고 있다. 세계화가 가속화하고 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싸이나 레이디 가가 같은 팝스타는 앞으로도 나타나겠지만, 늘 그렇듯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정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