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회도 정권 교체 중?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3.01.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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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모임 시들…박근혜 당선인 동생 부부에 스포트라이트

소망교회가 또다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소망교회가 박근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꺾이지 않는 힘을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남동생 부부인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전 법무법인 새빛 대표)가 소망교회에 출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만 회장을 소망교회로 이끈 사람은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생전에 박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왔다. EG그룹의 전신인 삼양산업을 박회장에게 맡긴 것도 박 전 회장이었다. 박회장이 소망교회 집사였던 박 전 회장을 따라 소망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2004년 12월, 박지만 회장이 서변호사와 결혼식을 올릴 때 소망교회 설립자인 곽선희 원로목사가 주례를 맡았다. 서변호사는 원래 불교 신자였으나 결혼 후 기독교로 개종해 남편을 따라 소망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망교회 내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소망교회 내에서는 ‘소금회(소망교회 금융인 선교회)’ ‘소건회(소망교회 건설인 선교회)’ 등 각종 전문 분야 모임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소망교회 앞에 있는 커피숍의 이름을 딴 ‘파스쿠찌 모임’이 있을 정도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 모임들이 친이계를 중심으로 돌아간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소금회는 이명박 정부의 ‘금융 인재풀’이라고 지목될 정도였다. 그런데 임기 말이 가까워져 올수록 이들 모임이 한결 시들해진 모습이라고 한다. 소금회는 매년 2월 신년하례식을 개최하는데, 2008년 참석자가 1백50명을 넘어선 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에 출석하는 모습(왼쪽). 곽선희 소망교회 원로목사 주례로 결혼한 박지만-서향희 부부(오른쪽). ⓒ 국회의원 사진기자단 ⓒ 시사저널 박은숙 ⓒ 연합뉴스
2011년 하반기부터 ‘미래 권력’ 주변 몰려

반면,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교회 내 존재감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소망교회의 한 50대 신도는 “소망교회의 신도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새로운 신도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티가 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최근 박지만-서향희 부부 때문에 신도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2011년 하반기 이후에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신도들을 두고 뒷말도 많다. ‘줄을 대려고 왔다, 누구누구를 만나려고 한다더라’는 식의 얘기들이다. 세상 이치가 그런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소망교회 인맥은 이미 한 차례 구설에 올랐던 적이 있다. 수백억 원대 부실 대출로 구속 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인연이 소망교회를 통해서 맺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박회장과 신회장은 막역한 사이로, 박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회장의 면회를 다녀왔을 정도라고 한다. 소망교회 출신으로 알려진 로비스트 박태규씨에 대해서도 한때 “박씨가 박회장을 통해 누나(박당선인)와 선을 대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박당선인은 ‘미래 권력’이었으나, 이제는 현재 권력이 된 셈이어서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나이 제한(만 70세) 규정 때문에 지난해 12월25일, 소망교회 장로직에서도 (은퇴장로 자리로) 물러났다. 그러나 누군가의 빈자리는 또 다른 누군가가 채우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소망교회는 다가오는 새 정부에서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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