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당선인 정부 조직 개편, 핵심 권력 상호 견제 통해 ‘분산’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3.01.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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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한곳에 집중시키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은 정부 조직 개편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의 15부2처18청은 17부3처17청으로 개편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경제부총리의 부활과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위상이다. 경제부총리는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맞닥뜨리게 될 과제인 경제 위기 극복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 내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문제에서만큼은 사실상 총리가 아닌 부총리가 관장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역할에도 힘이 실릴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존의 교육부·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부처의 기능을 통합해 신설되는 거대 조직이다. 각 부처에서 관할하던 정부 출연 연구 기관들도 대거 흡수해 한데 모을 계획이다. 말 그대로 ‘공룡 부처’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개편도 마찬가지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기존의 대통령실이 비서실로 개편되면서 대통령실에 속해 있던 경호처가 분리되어 경호실로 승격된 점이다. 이에 따라 경호실장은 장관급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여기에다 국가안보실도 신설된다. 안보 전략과 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국가안보실의 수장 역시 장관급이다. 경호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게 되면서 비서실장의 영향력은 현재의 대통령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질 전망이다. 세 명의 실장이 경쟁 구도 속에서 권력을 나누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조직 개편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을 총괄해야 할 총리의 위상이 흔들릴 경우 정부 조직 전체가 우왕좌왕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서는 장관급으로 격상된 경호실장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는 정치권 인사가 경호실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업무 특성상 인사까지 개입할 여지가 있어 자칫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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