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분명한 태도 보여라”
  • 정락인 기자·우연 인턴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01.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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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민주당 4대강 사업 조사 특별위원장 인터뷰

새 정부 출범 후 ‘4대강 사업’은 정국 최고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4대강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시킬 태세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민주당 ‘4대강 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도 감사원의 ‘총체적 부실’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민주당 의원에게 ‘부실 4대강의 해법’을 들어보았다.


이번 감사원의 ‘총체적 부실’ 감사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권력형 비리이다. 아울러 토건 사업이 만들어낸 종합적 비리 사업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지난 4년간 끊임없이 지적한 문제가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총리실에서는 현 정부 임기 내 점검단을 꾸려 ‘감사원 감사 결과’를 검증하겠다고 했다.

총리실이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검증한다는 것은 헌법 파괴 행위이자, 헌법에 명시된 감사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김황식 총리가 감사원장을 역임한 뒤 총리로 임명되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현 정부의 과오를 자신들이 재검증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4대강 청문회’와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어디까지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4대강 사업은 정부 6개 부처가 합동으로 실시한 초대형 국책사업이었다. 이런 사업을 1개 상임위에서 검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청문회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불법 담합·비리의 경우에는 감사원도 ‘수박 겉핥기식 감사’를 했다. 실제 몸통은 조사하지 못했다. 제대로 하려면 실제로 담합 행위를 했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건설업체의 증언이 중요하다. 만약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열어 관련 증언만 확보하면 4대강의 핵심까지 파고들 수 있다.

국회 차원의 조사를 통해 부실이 드러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져야 할 책임은 어디까지라고 보는가?

우선 4대강 사업은 명백한 ‘이명박 대통령표’ 사업이다. 또한 임기 내에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많은 토목 사업이 있었지만, 4대강 사업만큼 ‘총체적 부실·비리’ 사업은 없었다. 향후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다면 사업을 시작한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뿐 아니라, 4대강과 관련해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정을 농락한 정부 관계자들까지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은 새 정부에 ‘4대강 복원본부 구성’을 촉구했다. 어떤 식의 복원이 바람직한가?

복원에 얼마의 기간과 비용이 들어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 ‘4대강 복원본부’를 구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4대강 사업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3년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졸속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만약 복원을 진행하더라도 단기간에 보를 해체하는 등 무리하게 성과를 이루려고 하면 안 된다. 4대강 복원은 여러 전문가와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복원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새 정부의 ‘4대강 복원본부’는 이런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 시사저널 박은숙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보는가?

우선 ‘박근혜 정부’의 태도보다 박근혜 당선인이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4대강 사업은 보완할 점이나 잘못한 점이 있다면 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감사원에서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한 상황임에도 당선인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인수위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선인과 인수위가 4대강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밝히지 않는 것은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을 어기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당선인은 4대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인수위는 조속히 대책 기구 등을 마련해 4대강 사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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