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점프 높아지면 몸값도 뛴다
  • 조영준 I 엑스포츠뉴스 기자 ()
  • 승인 2013.03.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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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서 금 따면 수입 수백억 달할 듯

3월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들은 4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23)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연아가 나오기로 예정된 게이트 앞에서 몇몇 팬을 만나봤다. 50대의 이 아무개씨는 “우연히 공항에 들렸는데 김연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쏜살같이 달려왔다. 기특한 인물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최 아무개씨는 “같은 여자가 봐도 이토록 자랑스러운 한국 여성은 드물 것이다. 워낙 잘해서 그런지 더 예뻐 보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착 예정 시각인 오후 2시40분에서 30분쯤 지났을 때 게이트가 열리고 김연아가 등장했다. ‘피겨 여제’의 등장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졌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김연아는 곧바로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오랜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소감, 차기 시즌에 함께할 코치진에 대한 정보,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김연아가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연기가 끝나고 점수가 발표될 때까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 피겨다. 마지막 대회가 될 소치 동계올림픽을 행복하게 마무리 짓고 싶다”였다.

ⓒ 연합뉴스
점프 비거리·높이·표현력 계속 진화

지난해 12월9일(한국 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막을 내린 NRW트로피 피겨스케이팅 대회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는 201.61점을 받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1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출전한 복귀 무대에서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피겨스케이팅 국제심판인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는 “김연아가 대회에 출전하기 전 점프와 스핀을 현장에서 모두 점검했다. 모든 기술이 완벽했다”고 전했다.

2년 가까이 실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김연아는 예전 그대로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고의 정점이었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보다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3월18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막을 내린 ‘201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증명됐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이 롱 에지(e로 표시, 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약하는 점프) 판정을 받았지만 외신은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캐나다 국영 방송 CBC는 “연기에 비해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고 평가했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심판이 김연아의 점프에만 트집을 잡았다”고 꼬집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석연찮은 판정을 받았지만 김연아는 ‘레미제라블’을 빈틈없이 연기하며 극복했다. 점프의 비거리와 높이는 여전했고, 표현력은 더욱 발전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한층 성숙해진 그는 예술 점수(PCS)에서만 73.61점을 받았다. 이 기록은 역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PCS 최고 점수다. 3년 전 밴쿠버에서 자신이 수립한 프리스케이팅 PCS 최고 점수인 71.76점을 1.85점이나 넘어섰다.

예전에 비해 점프를 하는 것도 한결 가벼웠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쇼트와 프리를 합쳐 총 10번의 점프를 시도했다. 넘어진 점프가 단 하나도 없었고, 롱 에지 판정을 받은 트리플 플립을 제외한 나머지 9개의 점프에서 가산점(GOE)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김연아의 기록을 볼 때 그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김연아 잡는 회사는 대박… 스폰서 경쟁 치열

김연아의 화려한 복귀는 그의 상업적 가치를 엄청나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의 경제 효과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난 이후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그녀가 CF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던 기업의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다. 김연아의 스폰서 회사는 치솟는 주가 덕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011년 8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여성 스포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목록에서 김연아는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얻은 대가로 그가 벌어들인 수익은 자그마치 970만 달러(한화 10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2011~12년 시즌은 휴식을 취하면서 수익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림픽을 마치고 난 뒤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연아를 지원하는 스폰서 기업은 KB금융그룹, 로만손시계, 대한항공, E1 등이다. 김연아의 2013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로만손시계는 연일 오르는 주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경우 3월 들어 계속 주식이 하락하다가 김연아의 우승 소식 이후 낙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들 스폰서 외에 김연아를 CF 모델로 발탁한 기업은 7~8개에 이른다. 몇몇 기업은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김연아 특수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연아의 수익 대부분은 스폰서의 지원과 CF 촬영, 아이스쇼 출연, 각종 행사 참가비 등이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김연아는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 됐다.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인해 김연아를 후원하고 있는 스폰서 및 CF 모델로 발탁한 기업은 톡톡히 재미를 볼 것으로 보인다. 경제 효과가 더욱 커진 김연아를 잡으려는 기업도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18.31점을 받은 김연아는 2위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197.89)보다 20.42점이나 높은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를 20점 차로 따돌린 우승자는 피겨 역사에 없다. 그만큼 김연아의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는 증거다. 김연아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우승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김연아 효과를 노리는 광고주나 스폰서가 김연아에게 몰릴 것은 당연한 일. 김연아가 소치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절정을 찍으면 그의 연간 수익은 2011년의 97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다. 김연아가 소치에서 몸값 신기록과 밴쿠버의 종합 점수 228.56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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