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매체 통해 유쾌한 반항 즐긴다”
  • 김진령 기자 ()
  • 승인 2013.05.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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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퍼포먼스 아티스트 룸펜스

ⓒ YPC 제공
2011년 1월 소년들의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국회의사당의 돔이 열리고 마침내 로봇태권V가 출동했다. ‘태권V 프로젝트’. 2013년 4월 조용필의 떠들썩한 귀환에는 그의 뮤직비디오도 한몫했다. 누나를 사랑하는 소년의 두근거림을 다룬 <헬로>는 팝콘처럼 튀어 오르는 감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작품을 만든 이는 룸펜스(본명 최용석).

룸펜스는 시각 퍼포먼스 아티스트다. 비디오를 활용한 설치미술도 하고,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의류 디자인도 하고, 장르에 구애받지 않은 채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대중음악 뮤직비디오는 대중과 만날 기회가 많아서 그를 더 널리 알리는 수단이다.

화제가 된 <헬로>에 대해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조용필의 팬이었다. 경주에서 우연히 만나 사진을 같이 찍은 적도 있다”고 인연을 전했다. 그는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조용필에 대한 추억이나 감성을 나타내고 싶었다. 어린 시절 나는 첫사랑을 떠올리며 방에서 혼자 록음악을 틀어놓고 록스타가 된 양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멋진 포즈를 취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뮤직비디오 콘셉트는 모두의 추억을 건드리며 또 어린 친구에게는 세련돼 보이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작업이 “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상상해오던 것을 구현하는 부분에서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내 본업은 그냥, 움직이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작업물이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흥미로운 것을 계속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케팅 요소로만 접근하는 뮤직비디오 제작 의뢰’는 거절한다는 그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음악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뮤지션이 원하는 이미지(음악뿐만 아니라 그 뮤지션 자체가 바라는)와 처음 노래를 접했을 때 드는 이미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가끔 그 첫인상이 일반적인 감성이 아닐 때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아직까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고민할 만큼 성숙한 자아를 갖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작업에 임할 때 공통되게 생각하는 것은 기존 매체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유쾌한 반항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의 메일 아이디는 ‘strut’다. 고교 시절 활동하던 댄스 동아리 이름이라고 한다. “그때는 ‘건들건들, 자신감 있게 걷다’라는 뜻의 strut가 나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웃음)는 그는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장편 영화를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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