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줄이려면 하루 세 끼 원칙 꼭 지켜야”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05.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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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봉연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국제 당뇨병 학술대회에서 당뇨병 환자를 위한 건강 식단을 선보였다. 당뇨병 환자에게 올바른 식사 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식단 짜기를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대국민 공익 캠페인이다. 차봉연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과 교수)은 수많은 약보다 식습관 개선이 당뇨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를 5월8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할 만한 건강 식단은 무엇인가?

잡곡밥, 생선 2~3토막, 나물과 채소로 꾸민 식단이다. 과일은 하루에 1개 이하로 먹는 것이 좋다. 이사장 임기 중에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식단 표준화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당뇨에 좋지 않은 식습관은 무엇인가?

당뇨병 환자는 식욕을 억제해야 한다. 식욕을 참지 못하고 무절제하게 먹으면서 비만한 경우를 보는데 대개는 설탕이 많이 든 음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또 곡류를 곱게 빻아서 만든 떡, 전병, 각종 면류, 미숫가루 등과 같은 가루음식을 자주 많이 먹거나, 별로 씹지 않아도 되는 고구마와 감자 등을 자주 섭취한다. 과일도 주스 형태로 만들어 마신다. 이런 음식은 소화 흡수 속도가 빨라서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키며 소화 과정이 빨리 종료됨으로써 급격하게 혈당이 하강한다. 이때 우리 뇌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오후 서너 시쯤 기운이 빠지며 어지럽고 진땀이 나고 피곤해지는데, 이럴 때 다시 당분을 섭취하면 회복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악순환이 반복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루 세 끼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겠다는 다짐이 중요하다.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음식을 먹을 때 꼭꼭 씹어야 한다. 어떤 음식이건 곱게 갈거나 즙을 내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채소, 당근, 토마토, 콩류 등을 갈아서 섭취하면 혈당이 많이 상승한다. 과일은 하루 한 가지만 섭취하되 사과를 예로 들자면 한 끼에 4분의 1개 정도만 후식으로 먹는 것이 좋고, 우유도 하루 한 잔 정도가 적당하다. 언론 등에서 어떤 과일이 건강에 좋다고 하면 무작정 많이 먹는데 이는 당뇨에 좋지 않다.

국내 당뇨 환자가 왜 늘어나나?

2010년 320만명이던 환자는 2050년 59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못 먹던 시대에는 당뇨라는 말도 흔하지 않을 정도로 당뇨 환자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잘 먹고 잘살게 되면서 당뇨병이 늘어났다. 잘 먹는 만큼 인슐린이 분비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당뇨 전 단계 환자는 얼마나 되나?

혈당 수치가 100~125mg/dl인 사람은 당뇨 환자의 2배, 즉 8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이들은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2배나 크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를 당뇨병 범주에 넣는다.

당뇨 전 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그 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자신이 당뇨 전 단계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당뇨 전 단계라고 해도 약을 처방하기가 어렵다. 당뇨가 아닌 환자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약값이 비싸다. 의사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약을 처방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하라고 할 뿐이다. 그래서 의사로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3다(多), 즉 음식을 많이 먹고(다식), 물을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을 자주 보는(다뇨) 증상이 나타나면 당뇨병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다.

당뇨 치료제는 거의 매일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를 해소할 방법은 없나?

매일 먹던 약을 일주일에 1회 또는 한 달에 1회만 복용해도 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은 많이 좋아질 것이다. 실제로 이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1년 이내에 그런 약들이 나올 전망이다. 물론 초기이므로, 고가이고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은 있다. 참고로 당뇨 치료제를 평생 먹어야 하지만 생활 습관을 철저하게 개선한 사람은 약을 끊기도 한다. 전체 환자의 5%밖에 안 되는 것은 그만큼 생활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질환은 어느 정도로 관계가 깊은가?

6년 동안 한 그룹에게는 혈당을 조절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10년 후 이들의 변화를 살폈더니 혈당을 조절한 그룹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이 적었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 조절로 얻은 이득은 장시간 지속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세혈관에 국한되지 않고 심근경색증의 사망률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는 당뇨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모든 스트레스는 당뇨를 유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네 가지가 있는데 모두 혈당을 올린다. 술도 스트레스다. 폭음하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당뇨가 생긴다. 또 알코올은 복부비만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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