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의 독주 누가 막으랴
  • 반도헌│미디어평론가 ()
  • 승인 2013.05.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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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NHN 검색광고 매출 3278억원…다음의 5배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1999년 창업한 이래 13년 만인 2012년 매출액 2조4000억원, 영업이익 7020억원에 27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NHN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에 힘입은 바 크다. 네이버는 2002년에 시작한 ‘지식iN’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2003년에는 기존 검색 시장 강자인 야후코리아와 다음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2005년부터는 60%가 넘는 검색 점유율을 바탕으로 독주 체제를 갖췄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통합검색 쿼리 점유율에서 네이버는 72.56%를 기록했다. 다음이 21.47%로 경쟁자로서의 구색을 갖추었을 뿐, 구글은 2.68%, 네이트는 1.68%로 네이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네이버가 사실상 검색 시장의 절대적인 지배자가 된 셈이다.

검색 점유율 차이는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격차로 이어진다. 검색광고는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링크식 광고를 말한다. 검색 이용자가 해당 사이트를 클릭해야 광고료가 부과된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 아래쪽에 자리 잡아 노출되는 영역과 시간대에 따라 광고료가 부과되는 디스플레이광고와 함께 포털 사이트의 주 수익원이다. 제일기획 의 <2012 광고연감>에 따르면 2012년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에서 검색광고는 1조3960억원으로 디스플레이광고 6940억원, 모바일광고 1850억원을 압도했다.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는 NHN이 설립한 NBP(NHN비즈니스플랫폼)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NBP는 2012년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 71%를 기록했다. 2010년까지 국내 검색광고는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가 독점하고 있었다. 2010년 12월 NBP가 등장하고 NBP의 성공을 지켜본 다음이 2012년 10월 자체 광고 플랫폼 다음클릭스 출범을 선언하면서 검색광고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다음의 경쟁 체제가 구축됐다.

NHN의 검색광고 장악 견제 어려워

다음클릭스는 오버추어 코리아 광고주의 95%를 자사 광고주로 전환하고 그동안 오버추어를 이용하던 경쟁 포털 네이트·줌닷컴·Bing과 제휴해 시장을 확대했다. 반(反)NHN 전선을 구축해 NBP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19만여 검색광고주를 보유한 다음클릭스는 올해 26만여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는 NBP의 90% 수준으로 광고주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음을 중심으로 반NHN 전선이 꾸려졌지만 NHN의 검색광고 독주 체제를 견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웹 분석업체인 어메이징소프트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네이버 검색광고 유입 점유율(검색광고를 통해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비율)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대표 상품인 ‘네이버 파워링크’ 유입 점유율은 64.07%로 지난 분기에 비해 1.48% 상승했고 ‘네이버 비즈사이트’가 0.72% 감소했지만, ‘네이버 파워링크 모바일’의 점유율은 0.62% 상승했다. 세 가지 상품을 합친 수치는 71.69%로 1.38% 상승했다. 다음클릭스가 8.26%의 유입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6.46% 증가했고, 구글 애드워즈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5.43%를 기록했지만 네이버의 아성에는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광고주는 네이버 결정 따를 수밖에

경기 불황은 검색광고 매출액에서의 격차를 키우고 있다. 업계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NHN의 검색광고 매출액은 3278억원으로 다음의 639억원의 5배를 넘었다. 네이버 70%, 다음 20%인 검색 점유율 격차에 비해 차이가 크다. 디스플레이광고는 NHN이 790억원, 다음이 510억원으로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중소 광고주가 네이버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형 광고주는 디스플레이광고를 선호하고 중소 광고주는 비용 대비 효과가 확실한 검색광고를 좋아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의 시장 지배적 위치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나 구매할 제품을 찾기 위해 검색 서비스가 이용되는데, 네이버를 통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어플리케이션을 검색하면 네이버에서 만들어낸 서비스가 상위에 소개된다. 신규 서비스의 경우 큰돈을 들여 네이버 검색광고를 구입하지 않으면 노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고주로서는 광고 효과가 보장된 네이버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광고주들 사이에서는 이런 현실을 이용해 NHN이 광고비를 올리기 위해 광고 정책을 변경해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클릭당 지불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던 노출당 지불 방식 광고 상품인 ‘타임초이스’를 폐지한 것이나, 검색량이 적은 단어에 대해 광고 작업을 중단하는 ‘휴면키워드 관리 기능’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검색광고 단가는 광고주들의 입찰 경쟁을 통해 결정된다. 입찰제이다 보니 NHN이 광고 단가를 직접 정하지는 않지만 상품 수 조절 등을 통해 단가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휴면키워드 관리 기능’으로 검색량이 적지만 저렴한 광고 상품의 수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입찰 경쟁이 더 심화된다는 것이다.

여러 부작용을 야기하는 네이버 독점 체제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안클릭은 지난 4월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시장 점유율이 76.5%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점유율이 71.9%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같은 기간 다음이 10.67%에서 14.11%로 성장한 반면, 구글은 16.43%에서 8.98%로 크게 하락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광고에서도 지속적으로 정책을 변경하며 수익 증대를 유도하고 있다. 2011년 11월 노출 가능 광고 수를 늘리고 그해 12월 입찰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1일 평균 수익을 1억5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늘렸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 포털 판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스마트폰에서는 포털을 거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등장도 네이버를 긴장시켰다. 또한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시작 화면에 구글 검색창을 기본으로 탑재하면서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가 구글에 점유율을 일정 부분 넘겨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국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 시장도 장악하며 사용자를 네이버라는 가두리 양식장에 가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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