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공백, 100억 달러 사업 ‘가물가물’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3.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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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재건 80억 달러 공사 참여한 한화, 추가 수주 무산 위기

한화그룹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인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그런데 김승연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김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 지난 4월 2심에선 징역 3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았다. 3심을 앞둔 현재 건강상 문제로 구속 집행정지 중이다.

2010년 3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는 전후 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100만 세대 국민주택 건설 사업을 발표했다. 한화가 지난해 따낸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는 그 첫 번째 프로젝트.

현지에선 현재 2만여 명이 머무를 수 있는 베이스캠프 설치와 부지 조성, 정·하수 처리 시설 등 인프라 공사가 한창이다. 6개월 후인 2014년 1월 착공해 오는 2015년부터 해마다 주택 2만 세대씩, 5년에 걸쳐 모두 10만 세대를 공급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지 면적은 1815만㎡(550만평)로 여의도의 6배에 달하는 분당급 신도시다.

강창희 국회의장(가운데)이 7월13일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강창희 의장, 공사 현장 전격 방문

국내 건설업계 등에선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가 ‘제2의 중동 붐’ 신호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 달러), 교통 인프라(460억 달러), 에너지(800억 달러), 정보기술·의료(690억 달러) 등에 모두 2750억 달러(약 30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2030년까지 에너지, 발전소, 도로, 공공 및 군 시설 등에 최소 7000억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미 중국, 터키, 인도를 비롯해 유럽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방한한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NIC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승연 회장의 의지와 용기로 인해 비스마야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김 회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 구속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아라지 NIC 의장이 밝힌 바와 같이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한화에 대해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두터운 상태”라면서도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현재 논의 중인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 사업 수주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월13일,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강창희 국회의장단이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국회의장단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 확대 등을 협의했다. 말리키 총리는 강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뿐 아니라 나의 사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한화건설 현지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연인원 55만명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과 국내 연관 산업 발전, 100여 개 협력사와의 동반 진출을 이룰 수 있는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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