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스GC 운영 회사는 현대엠코 위장 계열사”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3.12.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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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관광개발 대주주 3명 모두 현대차 출신 드러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의 위장 계열사 의혹을 받고 있는 오너스골프클럽(오너스GC)의 주주 세 명이 현대차그룹 출신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오너스GC는 워너관광개발과 현대엠코가 각각 시행과 시공을 맡아 2012년 7월 개장했다. 워너관광개발은 2011년 3월 엠스클럽으로부터 사업권과 자산을 넘겨받았고, 현대엠코는 80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보증했다.

그런데 엠스클럽에서 워너관광개발로 사업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시공사인 현대엠코가 부당한 압력을 가해 엠스클럽의 사업권을 빼앗아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도환 엠스클럽 대표는 “현대엠코가 공사를 중단하면서 PF 대출 연장마저 거절했다”며 “재무 리스크가 계열사로 확산돼 어쩔 수 없이 워너관광개발에 사업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현대엠코와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대엠코 주변에선 “워너관광개발이 현대엠코의 위장 계열사가 아니냐”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도 현재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다(시사저널 2013년 11월12일자 참조).

워너관광개발이 운영하고 있는 오너스GC 전경. ⓒ 오너스 GC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워너관광개발의 주요 주주가 현대차그룹 출신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워너관광개발 주주인 박 아무개씨, 임 아무개씨, 김 아무개씨 등 세 명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각각 45%, 36%, 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현대엠코·현대모비스·현대차 출신이다. 현대엠코가 엠스클럽과 2011년 3월 작성한 합의서에서 사업 양수자로 워너관광개발을 지목한 것도 워너관광개발이 현대엠코의 위장 계열사라는 의혹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엠코-워너관광개발 두 회사 간에 물밑 접촉이 없었다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도환 엠스클럽 대표는 “현대엠코와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 ‘사업권 및 자산 양수도’ 계약서를 체결할 때까지 워너관광개발 측 관계자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대엠코가 워너관광개발로의 사업권 이전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했다는 것이다.

자본금 5000만원 회사에 PF 800억 대출

의심스러운 부분은 또 있다. 워너관광개발의 경우 자본금 5000만원의 신생 업체다. 그런데 현대엠코에서 보증한 PF 대출만 800억원에 이른다. 자본력이 없다 보니 600억원대의 운영비도 현대엠코에서 빌렸다. 워너관광개발이 채무 불이행 상태가 되면 지급 보증을 선 현대엠코에서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일부 신용평가 기관은 이런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엠스클럽의 상황은 달랐다. 덩치는 작지만 여러 계열사가 지급 보증을 선 상태다. 일부지만 대출 원금도 매달 갚아나가고 있었다. 때문에 업계 주변에서는 “엠스클럽이 워너관광개발에 사업권을 넘길 이유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워너관광개발이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차명 회사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윗선’의 입김 없이는 현대엠코가 거액을 빌려주는 등 수상한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현대엠코 측은 “일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위장 계열사나 오너 일가의 차명 회사가 전혀 아니다”라며 “향후 엠스클럽에 법적으로 대응해 시비를 가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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