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277채에 은행 계좌 한곳에 551억
  • 이석·김지영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4.01.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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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재벌 박만송 회장, 수십 년 된 ‘각 그랜저’ 타고 다니며 알짜 물건 수집

박만송 삼화제분 회장은 재계에서 부동산 갑부로 통한다. 평소 사업 확장에는 보수적이지만, 부동산 개발이나 매입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277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자녀들이 보유한 수도권의 토지나 건물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재벌이라 불릴 만하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75×번지에 위치한 ㅇ연립주택이 대표적인 예다. 이 연립은 총 48동 규모로 박 회장이 이 중 36채를 보유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1986년 공동묘지였던 땅 2만7080㎡(8192평)를 매입해 연립주택으로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대거 주택을 소유하게 됐고, 한때 LIG건설과 매매대금 반환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단지에 있는 주택 소유주 중 원주민은 20%도 되지 않는다”며 “건물이 오래돼서 현재는 재건축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만송 삼화제분 회장이 36채나 보유한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ㅇ연립주택. ⓒ 시사저널 박은숙
수도권 노른자위 지역에도 부동산 대거 보유

서울 송파구·광진구·중구 등 노른자위 지역에서도 박 회장의 부동산이 눈에 띈다. 박 회장은 3~4층 규모의 다세대 건물을 주로 매입했다. 박 회장은 현재 송파구 방이동 17×번지와 18×번지, 석촌동 22×번지, 광진구 광장동 33×번지, 중구 남산동3가 3××번지 등에 4층 규모의 다세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자녀 명의이거나 공동 소유인 건물도 일부 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경우 756㎡(229평) 규모의 오피스텔 펜트하우스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 은평구 응암동 1××-25번지와 강동구 성내동 45×번지, 성내동 45△번지 등에도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다세대 건물이 있다. 남양주나 인천에는 2만㎡가 넘는 임야를 여러 곳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이 보유한 재산은 부동산뿐만이 아니다. 국내 주요 재벌 총수들은 그동안 5%도 안 되는 주식으로 거대 그룹을 지배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박 회장은 삼화제분 지분 90.38%를 보유해왔다. 자녀들 지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개인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남인 박원석 대표가 2012년 이 지분을 양도받는 과정에서 적정성 논란이 벌어져 현재는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삼화제분의 지난해 매출이 590억원대, 영업이익이 1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지분 평가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또 하나은행 계좌에 551억5000만원 상당의 예금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박원석 대표가 2012년 초 한국일보 인수 협상을 벌일 당시 자금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이 계좌 사본을 제출했을 정도다. 현재는 박만송 회장의 부인 정상례씨가 이 계좌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만 감안해도 박 회장과 자녀들은 5000억원이 넘는 자산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재력가 티를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회장과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평소 박 회장은 작업복을 즐겨 입고, 수십 년 지난 속칭 ‘각 그랜저’를 타고 다녔다”며 “겉으로 봐서는 전혀 갑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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