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게나 한번? 자칫 퇴직금 다 날려요
  • 김미영│재테크 칼럼니스트 ()
  • 승인 2014.06.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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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생존 기간 2.7년…경쟁 심해 돈 까먹기 십상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흔히 내뱉는 말 중 하나가 ‘치킨집 한번 해볼까’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고 창업비용이 5000만원 안팎으로 다른 아이템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폭넓고 안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장점에 끌려 치킨집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문제는 나 말고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창업에 나선다는 데 있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치열한 경쟁은 치킨 전문점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와 지적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현재도 유효하다. 그럼에도 창업 시장에서 식을 줄 모르는 치킨 전문점의 인기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 속을 들여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65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2506만6000명 중 22.5%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비중이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경쟁에서 밀려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나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6월1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치킨거리에서 시민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자영업자 중 6만7000명이 폐업했고, 2011년 새로 창업한 99만4000명 중 85%가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생존율이 15%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창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주도했던 베이비부머의 집단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창업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 대다수는 5000만~1억원 내외의 소자본 창업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이 같은 자본 한도 내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의 폭이 넓지 않다. 치킨 전문점의 인기가 높은 것도 이러한 금액 내에서 창업이 가능한 데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치킨 전문점의 경쟁 정도는 어떠할까. 지난 3월10일 안전행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에 대한 자료를 공공 데이터 포털 사이트(data.go.kr)를 통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신고돼 영업 중인 음식점은 60만2524개인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한식집 29만3239개(48.7%), 호프집 6만793개(10.1%), 분식점 3만8502개(6.4%), 치킨집 3만3152개(5.5%)로 한식집 창업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창업률을 나타냈다.

서울·인천·부산·수원·춘천 등 전국 12개 주요 대도시를 기준으로 창업 후 5년간 음식점별 영업 지속률도 발표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카페, 정종 대폿집, 치킨집 등 업종이 중식·한식·일식·호프집 같은 업종보다 영업 지속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도소매업 조사’ 결과에서는 전국 치킨집은 2011년 기준 2만9095개, 인구 1682명당 한 집꼴이다. 2006년 이후 5년간 치킨 전문점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킨집의 평균 생존 기간은 2.7년으로 음식점 평균(3.2년)보다 짧았다.

치킨 가게는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

그럼에도 치킨 전문점은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고, 여전히 새로운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이 하루에 먹는 치킨의 양은 52만 마리, 114 문의 건수도 치킨 전문점이 1192만3672건으로 안내 문의가 가장 많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중국음식점, 콜택시, 보험회사, 병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화번호 검색 앱 ‘스마트114’ 통계에서도 치킨 전문점이 74만9118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음식점, 피자 전문점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다 보니 치킨에 대한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전국에 4만개 이상의 치킨 전문점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치킨 열풍은 최근 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치맥(치킨+맥주)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내는 물론 멀리 중국에서까지 한국식 치킨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이제 대륙까지 진출한 치킨 열풍, 우리는 언제부터 어떻게 이 치킨에 빠져들기 시작했을까. 치킨 트렌드의 변화는 치킨 전문점 시장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업계에서는 1970년대 무렵 노란 종이봉투에 담긴 전기구이 통닭을 원조로 보고 있다.

그랬던 통닭이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러 변종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밀가루 옷을 입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프라이드 치킨과 새콤달콤한 양념을 입힌 양념 치킨 브랜드가 봇물 터지듯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맛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양념 치킨 바람은 전국을 강타했다. 페리카나치킨·이서방치킨·처갓집치킨 등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이 시기에 태어났다.

1990년 초·중반에 들어서면서 치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991년 경북 구미 상권에 등장한 데리야키 소스를 내세운 양념 치킨 ‘교촌치킨’이 치킨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 최근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비비큐(BBQ) 역시 이 무렵 첫선을 보였다. 이후 두 브랜드는 치킨 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하면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1990년 후반 외환위기 시기에 이르러서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만큼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저가 치킨이 혜성처럼 등장해 치킨 시장을 점령했다. 당시 저가 치킨 운영 시스템은 배달은 하지 않고 점포에서 맥주도 팔지 않았다. 오직 테이크아웃만으로 치킨을 판매해 운영 부담을 줄이는 대신 박리다매를 통해 이윤을 추구했다.

그러나 단시간에 수많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나타나면서 출혈 경쟁이 이뤄졌고 품질 경쟁력까지 떨어지면서 저가 치킨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자취를 감췄다. 이러한 현상은 외식 시장에 ‘싼 가격’을 내세우는 아이템은 오래가기 힘들다는 정설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저가 치킨이 고전하는 사이 새롭게 등장한 주인공은 ‘찜닭’이다. 2000년대 초반 서울 대학로 20여 평의 작은 찜닭집에서 시작된 찜닭 열풍은 1년 만에 수천 개의 프랜차이즈 본사, 3만여 개의 가맹점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이 역시 같은 상권 안에 비슷한 점포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수익이 악화됐고 결국 선두 브랜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쓸쓸히 사라졌다.

갈수록 짧아지는 치킨 트렌드

2000년대 중반, 찜닭이 지나간 자리는 화끈한 ‘불닭’이 차지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외식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불닭’은 10대 히트 상품에 선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 역시 공급 과잉으로 경쟁력을 잃어 수많은 폐업 점포를 양산했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에 흥미를 잃은 소비자가 발걸음을 돌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치킨에도 웰빙바람이 불었다. 치킨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내는 ‘구운 치킨’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쪼끼쪼끼’라는 호프집 브랜드를 운영하던 태창가족에서 론칭한 ‘군다리치킨’을 필두로 ‘굽네치킨’ ‘핫썬치킨’ ‘오븐에 빠진 닭’ 등 수많은 구운 닭 브랜드가 등장했다. 2000년 후반에는 치킨 시장의 틈새 아이템으로 닭강정이 등장해 소자본 창업 아이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10년 이후에는 카페 열풍과 더불어 배달 전문점이 아닌 카페형 치킨 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생감자를 직접 튀겨주면서 순살 치킨을 제공하는 ‘더프라이팬’ ‘깐부치킨’ 등 브랜드가 젊은 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밌는 점은 이런 변형 치킨 아이템의 유행 주기가 5년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상호와 새로운 주력 메뉴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점포로 사람들이 쏠린다. 통계청의 치킨집 평균 수명 2.7년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치킨 가게의 난립은 치킨 가게의 업그레이드 현상을 몰고 왔다. 최근에는 다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향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창업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읽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창업 리스크 줄여라 


창업에서 성공이 어려운 이유는 그 누구도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리 위험 상황을 예측하고 피해갈 수 있다면 실패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제너레이션(BMG)>(저자 오스터 왈더)은 2010년 출간 이후 40주 동안이나 아마존닷컴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셀러였다. 이 프로그램 운영 회사인 스위스 스트래티저(Strategyzer) 측은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는 자사 트레이너 제임스 킹(James King)을 한국에 파견해 창업 담당 교수와 예비 창업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BMG 캔버스 코스 워크숍을 7월2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워크숍을 기획한 ‘창업교육 3.0 포럼(sef-forum.com, 02-556-6784)’은 예비 창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창업 리스크 점검 프로그램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비즈니스 모델 구축 작업을 단순화하고 표준이 되는 프레임 워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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