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신분당선을 주목하라
  • 김관웅│파이낸셜뉴스 기자 ()
  • 승인 2014.10.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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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단계 개통 땐 중대형 아파트 상승세 가팔라질 듯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과 청약제도 개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이번 대책은 그동안 재건축 연한 규정에 묶여 있던 서울 목동을 비롯한 수도권 재건축 단지들을 단박에 블루칩으로 만들어놓았다. 또 수도권 신도시 추가 개발 중단과 공공택지 내 주택 전매 제한 기간 단축에 힘입어 수도권 신도시 분양권 시장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주택 시장도 금융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거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대세 상승기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주택 시장에 대해 줄곧 비관론을 펴던 사람 중에서조차 이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집값 상승기가 시작됐다면, 주택 구입을 미뤄왔던 사람이라면 어느 곳에 어떤 집을 구입해야 할까.

용인, 중대형 위주로 접근 매력적

전문가들은 과거 고점과 비교해 가격이 많이 하락한 수도권 남부 지역을 주목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들이 꼽는 지역은 판교·분당·수지·광교 등이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과거 버블세븐에 속해 있거나 인접해 있으면서 집값이 고점에 비해 크게 하락해 매수 부담이 적은 반면 전세가격은 급등세를 타고 있어 매수 비용이 다른 곳보다 적은 게 특징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전 고점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더구나 오는 2016년 2월 신분당선이 2단계 개통을 하게 되면 약점이던 대중교통의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판단하고 있다. 즉 가격 회복이 시작된 수도권 남부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에 따라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고 상승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고층 아파트 단지. ⓒ 시사저널 임준선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역에서 분당 정자역 구간이 2011년 10월 개통돼 운행 중이다. 2016년 2월 개통하는 구간은 정자~광교신도시 구간이다. 정자·미금·동천·수지·상현·광교신도시를 관통해 용인 수지, 광교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불과 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또 판교역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환승이 가능해 향후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진다.

수도권 남부의 맹주 격인 판교에는 관심 단지로 판교푸르지오그랑블과 백현마을2단지 등이 있다.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948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판교역이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2011년 7월에 입주했다. 121㎡ 매매가가 10억원 안쪽이며 전셋값은 6억5000만원 수준이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면 취득세를 감안하더라도 4억원 안팎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아파트는 입주 초만 하더라도 10억5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한 후 아직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백현마을2단지도 판교역에 인접한 단지다. 2009년 12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108㎡가 7억2000만~8억원 수준이다. 전셋값은 5억1000만~5억4000만원이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아 3억원 정도만 있으면 매입이 가능하다. 2년 전 상한가는 8억5000만원대를 기록했다.

용인에서는 신분당선 연장선으로 새롭게 역세권에 편입되는 동천동과 풍덕천동 일대를 주목할 만하다. 동천마을현대홈타운 1차는 동천역(가칭)과 불과 300m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2002년 입주한 466가구의 중소 단지지만 현대 브랜드를 달고 있어 선호도가 높다. 122㎡ 매매가가 3억7000만~4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전셋값은 2억8000만~2억9000만원이어서 전세를 끼고 매입할 경우 2억원 안쪽으로도 매입이 가능하다. 이 아파트는 2000년대 중반 5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동천동 수진마을신명스카이뷰는 2004년에 입주해 이 일대에선 비교적 새 아파트로 분류된다. 동천역이 가까이 있으며 92㎡ 매매가가 3억4500만~3억7500만원 수준이다. 전세가가 2억6500만~2억7500만원으로 전세를 끼면 1억5000만원 안팎에 투자가 가능하다.

광교신도시에서는 광교자연&힐스테이트와 광교1차e편한세상 등이 있다. 모두 올해 12월에 입주 2년 차가 되는 새 아파트들이다. 광교자연&힐스테이트는 1764가구의 대단지로 광교신도시역(가칭)과 접한 역세권 단지다. 110㎡ 매매가격이 6억원 안쪽이다. 전셋값은 3억5000만원 수준으로 취득세를 포함해 3억원 이내면 매입이 가능하다.

광교e편한세상은 1970가구의 대단지로 역시 광교신도시역에 접해 있다. 130㎡가 6억5000만~6억8000만원 수준이며 전셋값은 3억9000만~4억원이다. 수원 우만동 월드메르디앙은 2063가구의 대단지로 월드컵경기장역에서 가깝다. 102㎡가 3억3000만~3억5000만원이며 전셋값은 2억5500만~2억7000만원 수준으로 1억원만 있으면 구입할 수 있다.

광교, 전세가 높아 매입 부담 적어

수도권 남부는 한때 서울 강남, 분당을 잇는 경부축의 핵심이었다. 중대형 아파트가 몰려 있어 부촌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이후 가격보다 거품이 많이 낀 이른바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으로 몰리면서 한때 집값이 반 토막 났다.

실제 용인 수지구 성복동의 경남아너스빌 158㎡의 경우 2008년 말까지만 해도 7억8000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지금은 5억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또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든동아 148㎡도 2007년께 10억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6억원 수준에서도 매물을 찾을 수 있다. 거의 30% 이상 빠진 것이다.

수도권 남부 지역의 부침 현상은 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07년 8월 대비 현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성남 분당구(분당)가 19.51%를 기록했으며 용인 수지구는 21.88%에 달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한 컨설팅회사 사장은 “수도권 남부 지역 아파트값이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거의가 중대형 아파트들로 구성된 데다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소외를 당했지만 앞으로 역세권에 편입되면 가격 회복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특히 역세권에 편입되는 저평가된 중대형 아파트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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