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김효주·리디아 고 골프 여제 가린다
  • 안성찬│골프 칼럼니스트 ()
  • 승인 2015.01.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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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미셸 위·스테이시 루이스도 강력한 라이벌

2015년에도 한국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슈퍼 루키’ 김효주(20·롯데)를 비롯해 장하나(23·BC카드), 백규정(20·CJ오쇼핑), 김세영(22·미래에셋)이 가세하면서 한국은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독주하던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 LPGA 대회 수는 모두 33개에 총상금 6160만 달러(약 670억5160만원)다.

특히 올해는 ‘젊은 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박인비와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를 제외하고는 모두 20대 중반 이하의 어린 선수다. 눈여겨볼 것은 김효주와 리디아 고(18·캘러웨이)의 경쟁 구도다.

왼쪽부터 지난해 8월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 지난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번 시즌 LPGA 투어에 직행한 김효주, 지난해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한 남자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 지난해 12월 히어로 월드챌린지 골프대회 우승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조던 스피스. ⓒ 연합뉴스·AP연합
박인비가 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리디아 고는 2014년 말 루이스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박인비와 겨우 1.08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언제든지 1위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신인왕과 여자골프 사상 단일 대회(투어챔피언십) 최다 상금(150만 달러)을 받은 초특급 선수로, 그가 과연 ‘골프 여왕’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세계 골프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수석을 한 이민지(19·하나금융그룹)가 김효주-리디아 고와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차세대 퀸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 대상은 김효주다. 지난 시즌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12억원이 넘는 상금을 획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효주는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미국 투어에 무혈 입성했다.

다만, 김효주는 지난해 말 그동안 미뤄오던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아 연초 개막전인 코티스 골프 챔피언십 등 LPGA 투어 3개 대회에는 불참한다. 이 때문에 김효주의 첫 대회는 2월26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혼다 LPGA 타일랜드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80명만이 초청받아 열리는 대회다. 김효주는 1월5일 태국으로 건너가 훈련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샷 다듬기에 들어갔다. 

장하나·김세영·백규정 신인왕 경쟁

김효주의 맞수는 역시 리디아 고. 현재는 지난해 LPGA 투어 루키 시절을 보낸 리디아 고가 김효주보다 세계 랭킹에서 앞선다. 리디아 고는 2위, 김효주는 8위.

골프 스타일도 비슷하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드라이브 비거리가 250야드 안팎에 페어웨이 안착률 79%, 그린 적중률 74%, 평균 퍼팅 수 29.6개를 기록했다. 쇼트게임이 뛰어나 파온을 시키면 홀당 평균 퍼팅 수가 1.777개로 좋다. 그만큼 아이언 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평균 타수는 70.079타.

김효주는 리디아 고보다 거리를 조금 더 낸다. 지난해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56.4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81.43%, 그린 적중률 78.33%, 평균 퍼팅 수 30.21개, 평균 타수 70.26타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이미 LPGA 투어에서 자리를 잡은 리디아 고와 달리 ‘얼마나 적응을 빨리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시차 적응과 체력 관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투어에서는 LPGA 투어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신인왕 전쟁이 벌어진다. 장하나·김세영·백규정 외에 이민지, 태국의 다크호스 아리야 주타누간(20), 타이거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25·미국) 등이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다.

박인비와 루이스의 강력한 라이벌은 미셸 위(26·미국)다. 퍼팅스타일을 바꾸면서 지난해 2승, ‘톱10’ 13회를 거두고 상금 랭킹 4위에 올랐다. 훤칠한 키에 드라이브를 280야드 이상 날리는 미셸 위는 장타를 주무기로 올 시즌 미국 그린을 평정할 선수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성’ 스피스, ‘최강’ 매킬로이 발목 잡을까

그러면 2014~15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는 누가 평정할까. 올 시즌 PGA 투어 대회는 47개, 총상금은 3억1645만 달러(약 3444억5582만원)에 달한다.  PGA 투어는 1월9일 하와이에서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열전에 들어간다. 2014~15 미국 PGA 투어는 지난해 10월 프라이스닷컴오픈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지난해 11월16일 OHL클래식까지 7개 대회를 치른 후 연말 휴지기를 가졌다가 다시 막을 여는 것이다. 

‘세계 최강’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신성’ 조던 스피스(미국)가 라이벌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골프 지존’ 타이거 우즈(미국)가 허리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지난 시즌 매킬로이는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우즈를 대신할 복병도 등장했다. 미국 선수 중에서는 우즈와 필 미켈슨이 부진한 사이 조던 스피스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골프 전설들은 매킬로이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살아 있는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79·남아프리카공화국)는 “매킬로이의 그랜드슬램 달성은 시간문제다. 4월 열리는 마스터스는 매킬로이를 위한 대회”라고 치켜세웠다. 유럽 골프계의 베테랑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도 매킬로이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몽고메리는 “매킬로이는 전성기 때의 타이거 우즈를 능가한다. 우즈가 뛰어난 기량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그 위에 매킬로이가 있다”고 극찬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 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는데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까지 우승하면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310.5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59.93%, 그린 적중률 69.44%, 그린 적중 시 퍼팅 스트로크 게인트 1.993, 평균 타수 68.827타로 1위를 차지했다. 장타력에다 퍼팅도 뛰어나 17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뒀다.

PGA에서 조던 스피스를 주목하는 것은 20대 초반이지만 기량과 두둑한 배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스피스가 골프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후 곧바로 타이거 우즈가 마련한 월드챌린지에서 나흘 연속 단독 선두를 달린 끝에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오른 점이다. 아직은 덜 다듬어진 스피스가 올 시즌 매킬로이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독학으로 기량을 터득한 왼손잡이 공인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고공비행을 이어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은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이 PGA 투어에서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2012~13 시즌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노승열은 최근 미국의 CBS스포츠가 선정한 ‘맹활약이 기대되는 5명의 젊은 선수’ 중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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