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재도전
  • 이상돈 | 중앙대 명예교수 ()
  • 승인 2015.03.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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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동반 하락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대선 지지도도 1위를 달리고 있을뿐더러 지지도 자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가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권 재도전은 성공 확률이 낮다’는 통념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당선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무려 4수 끝에 대권을 잡았다. 하지만 민주화 투쟁을 이끌어온 이들은 특별한 경우일뿐더러 각각 ‘3당 합당’과 ‘DJP 연합’이라는 구도 변화에 힘입어 당선됐다. 통상적으로 보면, 재출마할 경우 첫 출마 때보다 더 큰 표 차이로 패배하기 십상이다. 유권자들이 전에 나왔던 후보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2년 연거푸 패배한 이회창 후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38.7%를 얻어 40.3%를 얻은 김대중 후보에게 39만표 차이로 패배했다. 2002년에 이회창 후보는 46.6%를 얻어서 48.9%를 얻은 노무현 후보에게 57만표 차이로 졌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노 후보 성향 표를 96만표나 잠식했음에도 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패배한 것이다. 

미국에서 대선 본선에 연거푸 도전해 낙선한 경우로는 1952년과 1956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애들라이 스티븐슨이 꼽힌다. 공화당의 아이젠하워와 맞붙은 그는 두 번째 도전에서 더 크게 패배했다. 1960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젊고 역동적인 존 F. 케네디를 내세워서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을 상대로 승리했다. 닉슨은 그 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도 낙선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1968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닉슨은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키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려는 실용주의자로 변신했기에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다. 

과거 경선에 출마한 적이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오는 경우도 성공할 확률이 낮다. 199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밥 돌, 그리고 2008년 대선에서 역시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은 본선에서 클린턴과 오바마에게 맥없이 주저앉았는데, 이들은 대권 삼수생과 재수생이었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이들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재차 도전해 당선된 레이건의 길을 갈지가 궁금하다.

문재인 대표는 닉슨의 재수 성공과 이회창의 재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2002년에 다시 대선 출마를 한 이회창 후보는 1997년의 이회창과 다를 것이 전혀 없었다. 반면 닉슨은 8년 전에 비해 다른 정치인으로 변신해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 나왔기 때문에 2012년 대선이 사

실상 두 번째 도전이었다. 부친의 후광이란 프리미엄을 갖고 있던 박 대통령도 2012년에는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란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대권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변신은 단지 당선을 위한 눈속임이었음이 밝혀졌다. 문재인 대표가 대권 재도전이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선 ‘뉴 문재인’이라고 할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는 달리 그 같은 변화가 진정성 있음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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