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로 코스닥 폭락...신흥국 지수 중 최대 하락폭
  • 황건강 기자 · 윤민화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08.20 12:02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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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성장성 떨어져 외국인 엑소더스…”더 지켜봐야” 의견도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한 이래 코스닥 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닥 시장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탓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코스닥 지수는 주요 국가 증시 중 가장 심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기 전날인 지난 10일 코스닥 지수는 746.34에 거래를 마쳤다. 11일부터 코스닥은 6 거래일간 10.15% 하락했다.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한국 코스닥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가장 격렬하게 반응했다.  코스피도 2000선이 무너지며 1922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한국, 싱가폴, 대만, 남아공, 브라질, 태국, 칠레, 콜럼비아, 러시아, 페루 등을 ‘곤란한 10개국(Troubled 10)’으로 분류했다. 위안화 가치가 폭락하면 경제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국가들이다.

한국 증시가 이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이 빠졌다. 유일하게 두자리수 하락률을 보였다. 페루LIMA 지수는 7.93%, 대만 TAIEX 지수는 4.98%, 싱가포르 STI는 4.2%, 칠레 IGPA는 1.86%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인도, 남아공,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를 ‘취약 5개국(Fragile5)’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인도 Sensex 지수는 같은 기간 0.98% 떨어지는데 그쳤다. 터키 ISE 지수는 3.15% 하락했다.

◇ 외국인, 성장 기대감 떨어져 코스닥에 등 돌려

국내 상장 기업들은 상반기 실적 악화 탓에 악전고투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않다. 수익성 관련 전망치가 떨어지다보니 외국인이 등을 돌리고 있다.

옆친데 덮친 격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3.8%에서 지난 6월말 2.7%까지 떨어졌다.

투자은행 NN인베스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총 19개 신흥국 순 자금 유출은 지난 7월을 마지막으로 13개월동안 9402억달러(약 111조2652억원)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침체 당시보다 2배가량 많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이 지역 자금유출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마틴 장 바쿰 NN인베스트파트너스 선임 자본시장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 유출은 훨씬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FT 등 외신, 신흥국 자본유출 규모 과장”

한편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FT 등 해외 주요 외신은 신흥국 자본유출 규모를 과장 보도했다”며 “FT 인용 자료는 해당 지역 거주자의 자금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통화가치 절하가 자본유출을 촉진한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최근 1달 간 자본유출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3~4개월 자금 유출이 지속돼야 위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가 펀더멘털이 좋다면 이번 외국인 이탈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도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가치가 약세면 국내 수출 산업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원화 환산 수익이 늘어나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익성이 회복되면 주가도 오른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고 외화 부채 규모가 과다하지 않다면 원화 가치 절하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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