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車3色] 기아 스포티지, 혼다 CR-V, 폭스바겐 티구안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9.0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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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디자인 뛰어난 스포티지, 제조 품질 높여야

기아자동차가 4세대 스포티지인 ‘the SUV, 스포티지’를 출시하며 경쟁차로 혼다 CR-V와 폭스바겐 티구안을 지목했다. 각 사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만큼 하반기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혼다 CR-V와 폭스바겐 티구안은 SUV의 교과서다. 잘 달리고 안전하며 잘 팔린다. CR-V는 1995년 출시 이후 160여개국에서 700만대 가량 판매됐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올 상반기 4926대가 팔린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전문가들은 신차인 4세대 스포티지 설계 품질이 제조 품질과 일치하는 것이 관건이라 말한다. CR-V와 티구안은 내구성 검증이 끝났다. 스포티지가 제원이 앞서도 조립 과정과 실주행에서 결함이 발생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스포티지 “화려하고 개성 강해” vs CR-V·티구안 “단단한 안정감”

사진 위에서부터 기아 스포티지, 폭스바겐 티구안, 혼다 CR-V

SUV는 실용성이 강점이다. 한때 SUV 평가 잣대는 성능이었다. 디자인은 세단보다 뒤로 밀렸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기술평준화가 이뤄진 지금 SUV 외관은 기능만큼이나 중요해졌다.

기아차가 4세대 스포티지 디자인에 공을 들인 이유다. 3세대 스포티지는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 여러차례 상을 받았다. 그만큼 잘 빠진 외관을 자랑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과감하게 3세대 디자인 색채를 지웠다.

3세대 디자인이 도심형 SUV에 어울렸다면 4세대 디자인은 아웃도어와 도심 모두를 아우른다. 헤드램프를 과감히 그릴 상단에 배치했다. ‘포르쉐 마칸 짝퉁’이라 조롱받기도 했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 다르다. 기하학적 안개등을 비롯해 세 차종 중 가장 진보적 디자인을 보여준다.

이런 과감한 변화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소구(어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변화에는 위험이 따른다. 취향과 연령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스포티지가 강인하고 개성있다면 CR-V와 티구안은 군더더기없이 고급스럽다. 티구안은 201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다부진 디자인이 매력이다. 신형 티구안 풀체인지 디자인은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 될 예정이다.

CR-V는 치켜뜬 헤드램프와 날선 전면 디자인 조화가 세련됐다.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다. 스포티지가 더 젊은 소비자에게 소구한다면 나머지 두 모델은 전 연령대를 포괄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 스포티지·티구안 “연비 높은 디젤차” vs CR-V “잘 달리는 가솔린차”

제원면에서는 세 차가 용호상박이다. 최대출력은 CR-V, 연비는 스포티지가 앞선다. 티구안은 압도적인 출력과 연비는 없지만 주행안정성이 가장 낫다는 평가다.

티구안은 이전세대 골프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SUV다. 제원에 드러나지 않지만 변속기, 차체, 서스펜션, 스티어링휠 등 밸런스가 뛰어나다. 차체가 견고하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안정감과 가속감이 좋다.

CR-V는 ‘달리는 맛’이 있는 차다. 최대출력이 좋아 주행력이 좋다. 단지 최대토크가 출력에 비해 떨어지며 가솔린차로서 연비가 낮은 게 아쉽다.

 스포티지는 출시 후 시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제원만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다. 최대출력이 혼다 CR-V에 비해 떨어지지만 최대토크가 41kg.m에 이른다. 연비도 가장 우수하다.

스포티지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신형 투싼(2250만~310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CR-V는 3790만원이며 티구안은 최저 3843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 스포티지 성공 Key는 ‘광주공장 제조품질’

4세대 스포티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제원은 확실히 나아졌다. 숫자로는 CR-V, 티구안 경쟁자 자격이 충분하다.

문제는 제조 품질이다. 설계상 품질이 뛰어나도 실제 생산되는 과정에서 자동차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일부 국산 SUV에서 부식이 일어난 것도 설계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의견에 힘을 실린다.

CR-V와 티구안은 고급 SUV다. 이 두 차종과 경쟁하려면 설계 상 품질만큼이나 ‘품질 유지’가 필수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개발 단계에서 연구소의 설계 검증 및 다양한 시험 평가, 선행 양산 차량을 활용한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실차 품질 평가를 끝냈다.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기아차 광주 1공장’은 지난 6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J.D.Power)가 실시한 아시아 지역 최우수 품질공장에서 1위에 올랐다.

구상 국민대 자동자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4세대 스포티지는 전 세대보다 디자인과 성능 모두 개선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숫자 상 이야기”라며 “실제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품질을 높여야 한다. 설계부터 생산, 사용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꾸준한 품질을 보여준다면 세계적 SUV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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