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의 핵심으로 지목 받는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오늘 오전 9시 50분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포스코 비리를 수사한 지 6개월 만이다.
검찰에 출석한 정 전회장은 성진지오텍 개입여부와 동양종합건설 일감몰아주기 혐의 인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포스코를 아껴주신 국민과 주주 여러분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성진지오텍 인수·합병에 개입했는지, 동양종합건설에 일감을 몰아줬는지를 추궁한다.
또 검찰은 포스코 협력업체인 티엠테크와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켐텍 사이 특혜성 거래 정황에 대해 정 전 회장의 관여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특혜성 거래 수익 일부가 흘러들어갔는 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티엠테크 실소유주 박모씨는 이 전 의원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2009년 2월 취임 후 무리한 인수·합병을 수십 건 진행해 포스코에 수조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인수가 대표 사례다. 포스코는 2010년 3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성진지오텍 주식을 사들였다. 그 결과 정 전 회장과 친한 것으로 알려진 전정도 성진지오텍 전 회장이 큰 차익을 얻게 됐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포스코 비리 몸통으로 지목했던 정동화 포스코건설 전 부회장과 배성로 동양종합건설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돼 혐의 입증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