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감 5일 전 쿠팡 측이 찾아와 합의 요구했다”
  •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
  • 승인 2015.09.16 14:24
  • 호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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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짝퉁 판매 피해업체 김정수 스윙고 사장 인터뷰
김정수 스윙고 대표는 쿠팡 사태 이후 사업을 접은 상태다.

온라인쇼핑사이트 쿠팡이 가짜 가방 상품을 판매해 진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도산으로 몰아넣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4일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쿠팡 측과 피해업체 대표와의 대화 녹취를 공개하며 “쿠팡이 ‘짝퉁’ 제품을 판매해 관련 업체를 망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쿠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해당 업체 김정수 사장에게 공갈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는 피해업체 스윙고의 김정수 대표를 단독으로 인터뷰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짜 가방 제품이 판매되기 전 쿠팡과 거래한 사실이 있나.

전혀 없다. 솔직히 그 전까지 알지도 못하는 회사인데 내가 왜 쿠팡에 짝퉁 물건을 팔겠나.

쿠팡은 김 대표로부터 무리한 요구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박한 사실이 없다. 자신들이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5만개를 팔아주겠다고 했는데 뭐 하러 그런 행동을 했겠나. 5만개를 못 팔수도 있지만 1500개 팔아주고 나서 시치미를 떼니 황당할 따름이다.

오히려 먼저 합의를 종용했다. 국감이 열리기 5일 전인 9일 수요일 내 변호사에게 전화가 왔다. 쿠팡 측이 오후 3시에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언이었다. 서초동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로 가니 곧 바로 쿠팡 측 변호사가 왔다. 그런데 갑자기 변호사들이 나가달라고 했다. 변호사끼리 이야기한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우리 변호사가 “대화가 안 된다”고 하더라. 쿠팡 측이 보상액으로 1000만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쪽 변호사가 “우리 변호사한테 얼마나 돼야 합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우리 변호사가 “5억원은 돼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듣고 있다가 난 화가 나서 “8억원 정도 아니면 안 한다”고 나와 버렸다.

쿠팡은 5만 개 제품을 팔아주기로 약속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녹취가 있다. 관련된 얘기가 7차례 이상 담겨있다.

김 대표가 쿠팡 측 MD(머천다이저)에게 불합리한 요구를 내세우며 계속 압박했다고 하던데.

그런 적 없다. 협박은커녕 담당 팀장 자체가 만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 팀장이 내게  자신은 매우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말하더라. 참 오만했다. 약속을 지키라고 했더니 큰소리쳤다. 그래서 그냥 다 그만두자고 하고 왔다.

스윙고의 파산 원인이 쿠팡에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건이 있기 전 2014년 4월 이전엔 매출이 좋았다. 거래처 관계자들로부터 나중에 전화가 왔다. 자신들에게 납품하는 가격보다 더 싸게 쿠팡에 팔고 있던데 상도덕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불만이었다. 사실 맞는 얘기였다. 해명하려고 하면 “됐습니다”하고 끊었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서 전화와도 쿠팡에서 파는 것이 짝퉁이라고 말도 못했다. 짝퉁이 나왔다고 하면 회사에도 좋을 것 하나 없는 것 아닌가. 마음 고생을 말도 못하게 했다. 쿠팡 사태 이후 거래가 싹 끊겼다.

지금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에 쿠팡의 갑질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았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더 이상 나 같은 피해자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일지 모르겠지만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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