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無邪] 폴크스바겐코리아는 국내서 판매한 6만여대 전량 리콜해야
  • 이철현 편집국장 (lee@sisabiz.com)
  • 승인 2015.09.22 18:14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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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세계 제2위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은 디젤 차량 5종의 배기가스 장치를 조작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발각됐다.

폴크스바겐은 미국 시장에서 팔린 4기통 TDI(터보직접분사)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 5종 48만대 이상을 리콜 조치했다. 아우디A3, 골프 등 디젤 차량은 미국 내 판매도 전면 중단됐다.

위기를 맞았다기보다 자초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전 세계 소비자는 폴크스바겐이 이룬 혁신의 신화가 속임수에 기초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하다.   

폴크스바겐은 그 후과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는 22일 하루동안 20%가량 폭락했다. 순식간에 130억 유로(17조원가량)이 사라졌다.

폴크스바겐은 소비자 신뢰를 잃었다. 1937년 창사 이래 80여년간 쌓아올린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게다가 폴크스바겐은 2006년 ‘폴로 블루모션’을 출시하면서 친환경 브랜드 블루모션을 만들어냈다. 2010년식 폴로 블루모션은 연비 30.3㎞/ℓ로 세계에서 가장 연비가 높은 차에 오르기도 했다.

폴크스바겐은 엔진 검사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낮게 검출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소산화물은 치명적인 배기 가스다. 소모그와 호흡기 질환을 일으켜 해마다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은 무책임과 부주의가 결합해 발생한 우발적인 사고라고 변명하는 듯하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9월22일 자 사설에서 “규제 기관을 농락할만큼 정교하게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행위는 우연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은 즉각 사과하며 외부 기관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맡겨 철저하게 사건 전말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에서도 아우디A3, 제타, 골프 등 디젤 차량 3종이 2009년부터 6만여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출가스 장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한·EU 자유무역협정 탓에 리콜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폴크스바겐 디젤차 4종을 정밀 검사해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수시검사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차종 1대를 샘플로 선택해 검사하는 방식이다. 검사의 효과가 의심될 수밖에 없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 조사 결과를 기다릴게 아니라 국내에서 팔린 차량을 자발적으로 전량 리콜해 배기가스 장치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토마스 쿨 폴스크바겐코리아 사장은 소비자 신뢰 회복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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