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가상현실에 ‘큰 돈’이 숨어 있다
  •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 승인 2015.09.24 14:21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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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실감형 콘텐츠 시장 1530조원...우리도 서둘러 육성 전략 세워야
삼성기어 VR/사진=삼성전자 제공

실감형 콘텐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온라인 시대를 지나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스마트 시대를 거쳐 직접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실감형 시대가 온 것이다.

실감형 콘텐츠란 정보통신기술(ICT)를 기반으로 화면에서 재생되는 영상, 즉 시각정보만 받는 게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홀로그램 등 오감이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예컨대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 속에 내가 직접 들어간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과 HMD 등장 따른 가상현실 도래  

실감형 콘텐츠의 대표적인 분야는 가상현실이다. 이 개념은 나온 지 꽤 됐지만 대중화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가상현실은 비행훈련이나 모의전쟁처럼 상황을 재현하기 어려울 때 활용하는 전문가들을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나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HMD(Head Mounted Display)가 등장하면서 일반 사용자도 가상현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여러 기업이 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오큘러스가 있다. 오큘러스는 2012년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인 킥스타터로 출발했다. 저렴한 HMD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페이스북에 20억달러에 팔렸다. 삼성도 오큘러스와 함께 지난해 삼성 스마프폰과 연동되는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VR을 선보였다.

소니도 프로젝트 모피어스(Project Morpheus)를 선보였으며, 내년 상반기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게임업체 Valve와 함께 새로운 HMD인 VIVE를 내놨다. 구글도 카드보드(Cardboard)지를 이용한 HMD를 공개했다.

영국의 가상세계 연구소 케이제로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게임·앱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포함한 세계 VR 시장 규모는 올해 23억 달러(약 2조5200억원)에서 2030년 1조4367억 달러(1530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의 실감형 콘텐츠 육성 전략

실감형 콘텐츠 시장 확대에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정부는 13개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 실감형 콘텐츠를 선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실감형 콘텐츠 연구개발(R&D)에 2018년까지 1414억원(정부 1057억원, 민간 35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5대 핵심기술인 ▲실감형 영상 콘테츠 ▲지능형인터랙션 ▲인포콘텐츠 ▲감성뉴로 콘텐츠 ▲빅콘텐츠 유통플랫폼 등을 2020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테마파크, 실감교육, 실감웨어러블 콘텐츠, 실감시네마, 홀로그램 공연, 지능형인포테인먼트, 디지털애니메이션 등 7가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실감형 콘텐츠와 관련한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 확대를 위한 One-Stop 지원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 활성화를 위해 품질 인증 및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정부는 가상현실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가상현실 신시장 확보를 위해 체험형 교육 콘텐츠, VR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의료 VR콘텐츠, 국방 시뮬레이션 콘텐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VR센터를 만들어 전문기업 육성과 인력 양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 활성화에도 힘을 기울인다. 분산돼 있는 디지털콘텐츠 관련 기관들을 상암에 위치한 누리꿈 스퀘어로 한데 모은다.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미래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체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연계하기로 했다. 또 국내외 유통·제조기업과 콘텐츠 전문기업 간의 파트너십을 연결하기 위해 KGG파트너십도 구축한다. 더불어 글로벌 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디지털 콘텐츠 강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

◆앞으로의 과제

지난 23일 LG경제연구원은 가상현실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가상현실 핵심기기인 HMD의 가격은 저렴해졌지만 통신비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일반 콘텐츠에 비해 몇 십 배 이상의 용량을 갖게 된다. 게임 또는 실시간 반응이 중요한 가상현실의 특성상 스트리밍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용자가 이동통신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데이터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안전 문제도 과제로 남아있다. 아직 가상현실 체험이 사람에게 안전한 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 실제로 가상현실을 체험한 뒤 멀미 현상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상당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상현실 속의 나와 현실 세계 속의 나를 혼동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가상 세계 속 인물이 현실 속의 나처럼 행동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눈 피로감과 어지러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UI 설계가 필요하다”며 “극장 3D 영화처럼 처음의 거부감을 넘어서면 VR이 쉽게 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은 “이미 외국은 VR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하루 빨리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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