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르포] “일주일만에 4000만원 웃돈 받고 넘기기로 했어요”
  •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 승인 2015.10.16 11:07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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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몫 잡으려는 떴다방 북새통…”투기장 되지 않도록 단속 필요”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 사진=노경은 기자

“65평 특별공급 매물은 프리미엄 4000만 원에 넘기기로 했어요. 대기 수요가 줄줄이 있어요. 연락처 남기면 웃돈 얼마나 붙는지 매번 알려드릴게요.”

지난 15일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맞이 공원가는 길목에 위치한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화제가 된 이곳은 1순위 청약이 끝난 뒤에도 구경하려는 인파로 붐볐다.

견본주택 입구에서는 모자를 눌러 쓴 십 수명의 여성들이 방문객들에게 “1순위 청약 넣었냐”고 물었다. 국내 최초의 백사장 앞 아파트, 최고가 아파트 등의 수식어로 흥행에 성공하자 웃돈 장사를 하려고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이 몰려든 것이다.  

이들은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는 말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떴다방 관계자 A씨는 “인기는 58평이 가장 좋다”며 “워낙 위치가 좋아 당첨만 되면 분양권을 팔 때 앉은 자리에서 1억 원은 족히 챙길 것”이라고 부추겼다.

공사 현장은 견본주택 바로 옆에 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맞이 고개로 가는 쪽에 있는 미포해변이다. 해변과 아파트 정문이 될 반대편과는 약 3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사진 곳이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오르내리는 데는 큰 불편이 없어 보였다.

엘시티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고가의 빌라와 카페가 밀집해 있는 달맞이 고개가 있다. 현장 우측으로는 팔래드시즈, 파라다이스 등 부산을 대표하는 호텔이 늘어서 있다. 백사장을 따라 20분 정도 걸어가면 동백섬과 부산 최고의 부촌 마린시티에 닿는다.

백사장에서는 올해 마지막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간간히 보인다. 언뜻 봐선 세계 최고의 해변 중 하나라는  호주 브리즈번 골드코스트같은 느낌이 들었다.

뛰어난 위치, 희소성 등 흥행요소는 충분하다. 하지만 떴다방이 성행하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 만은 아니다. 투기 가수요가 많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 떴다방에서 일하는  B씨는 “엘시티는 분양가가 최소 12억 원일 정도로 비싸지만 계약금 분납 방식으로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고 밝혔다.

실제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분양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계약 시 5000만원만 내고 나머지는 내달 말까지 낼 수 있도록 했다. 즉 5000만원만 있으면 분양권 확보가 가능하고 향후 전매해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실거주 목적으로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은 떴다방의 등장을 못마땅해 했다. 1순위 청약을 넣은 C씨(부산 남천동 거주)는 “청약에서 떨어지면 떴다방 사람들 때문에 웃돈을 더 얹고 사야하는 것 아니냐”며 “투기대상이 되지 않도록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이날 황태현 사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운대 초고층 랜드마크 엘시티 착공식을 가졌다. 해운대 엘시티는 총사업비가 2조7000억원을 넘는다. 엘시티PFV가 그 가운데 1조7800억 원을 부산은행, 메리츠증권 등을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조달한다. 3개의 건물 중 가장 높은 랜드마크타워에는 레지던스 호텔561실과 6성급 특급호텔 260실로 구성된 롯데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에서 찍은 조망도. 아파트가 지어지면 전세대가 거실에서 바다와 함께 동백섬과 마린시티를 볼 수 있다. / 사진=노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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