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신동빈 측' 비서실장 해임...롯데 격분 "신동주 측, 집무실서 나가라"
  • 한광범 기자 (totoro@sisabiz.com)
  • 승인 2015.10.20 08:41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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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사진 앞쪽)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위치한 자기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사진 뒷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 사진=시사비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을 둘러싸고 신동빈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19일 신 회장 측 인사인 자기 비서실장을 해임했다. 이에 롯데 측은 집무실 내 신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의 자진퇴거를 요청하며 맞대응했다.

20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19일 저녁 비서실장인 이일민 롯데 전무를 자기 집무실로 불러 해임을 통보했다. 이 전무는 해임 통보를 받은 직후 집무실을 떠났다.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비서실장으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면서도 "이 전무가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 전무의 후임을 신 전 부회장이 인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 측은 신 전 부회장 측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벌이는 위법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19일 전원 자진 퇴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지난 16일 집무실로 진입하며 총괄회장 통고서라는 '임의 문서'를 회사에 제시하고 기존 비서팀 직원들의 해산을 요구했다"며 "롯데와 무관한 외부 인력들을 34층에 무단으로 상주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는 신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 통고서를 더 이상 공식 문서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상주시킨 인력들은 롯데 직원이 아닌 외부인"이라며 "법규나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발령 받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도 기존 직원들의 교체를 요구하고 각종 부당행위를 저지르며 회사의 업무공간에 상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업무보고에 신 전 부회장 측이 배석하려 했다며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총괄회장을 활용해 혼란을 초래하고 부당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의 의사라고 설명하는 내용이나 조치가 과연 총괄회장의 진정한 의사인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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