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前회장 “한국 기술 산업 위기 아니다”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10.30 14:40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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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기술 협력할 수 있을 것, 교육·창의력 강점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30일 과천 국립과학관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사진=원태영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은 현재 한국 기술 산업에 대해 “위기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슈미트 회장은 30일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소식에 방문했다.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는 구글 자선사업 기관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 기부로 국립과천과학관에 마련한 어린이 과학 체험 공간이다.

슈미트 회장은 개소 행사에서 구글이 스튜디오에 투자한 이유와 가치에 대해 연설했다. 이날 연설 내용은 한국 정보기술 산업의 가능성과 그 미래가 어린 세대에게 달려있다는 데 집중됐다. 구글이 지난 5월 문을 연 구글캠퍼스 서울은 청년 창업가를 위해, 이번에 열리는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는 어린이를 위해 마련된 곳이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의 부상에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한국이 미국과 50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했듯 근접한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을 것”고 대답했다. “다른 나라 상황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글이 한국에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슈미트 회장은 “ 한국경제가 전쟁 후 기적을 만들어낸 힘은 과학과 성실성, 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파트너사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성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와 유튜브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점도 높게 쳤다.

그는 “나에게 있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 인재들은 더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을 지 과제”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첨단산업이 발달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미래 혁신기술, 창업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날 대치동 소재 ‘구글 캠퍼스 서울’을 방문해 “한국은 인터넷이 빠르고 지구에서 가장 연결성이 강한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벤처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이 나왔다. 그는 “한국 정부에서 창업을 지원한다면 결과가 더 빨리 나올 것”이라면서 “여러 정부 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민간 기업이 스스로 도전하고 때로는 실패하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몇 가지 충고도 나왔다. 한국이 앞으로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려면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자와 여성이 기술개발에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세’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정부를 운영하려면 사업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게 맞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얘기하는 세율이 적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차세대 동력으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등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자율주행차나 산업로봇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로봇을 만들면 거기 구글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는 식의 협력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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