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줄이고 달러 비중 높여라
  • 김승현 |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팀 이사 (.)
  • 승인 2015.12.10 17:37
  • 호수 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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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SDR 편입과 美 금리 인상 이슈로 요동치는 금융시장, 재테크 대응 전략은?

중국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편입 이후, 세계 금융 시장은 다시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이슈에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지겨울 정도로 오랜 이슈이지만, 그럼에도 금융 시장은 이를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넘치는 유동성이 금융 시장에 새로운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재테크 전략에서 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자산가격 상승에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 이렇게 생성된 유동성이기 때문이다.

부채 관리가 급선무…고정금리로 옮겨야

ⓒ 시사저널 포토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돼가면서 다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그 이유는 설령 미국이 돈 풀기를 줄이기 시작하더라도 유럽과 일본이 이를 채워주면서 충격을 완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로 자산 시장이 흔들린 모습을 우리는 수차례 보아왔다. 탠트럼(Tantrum)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자산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의미한다. 신흥국 환율, 독일 국채, 중국 주식시장, 바이오 주식 등이 그 대상이었다. 이제 더 많은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재테크 전략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향후 예상되는 변화의 가장 큰 흐름은 금리의 상승과 유동성 축소다. 그래서 자산관리에서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부채 관리’다. 시장 금리와 유동성은 빠르게 변하는 반면에 부채를 줄이는 것은 더 어렵다. 이미 조달한 부채는 어디엔가 투자되었거나 소비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금리가 오르면 이에 맞춰서 부채를 줄여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대개 가계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저금리 매력 때문에 빚의 크기도 매우 커져 있다. 금리가 낮을수록 이자가 두 배, 세 배로 오르는 것은 순식간이다. 향후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속도는 유례없이 가장 빠른 속도일 수 있다.

특히나 최우선적으로 줄어야 하는 것은 외화 부채다. 외화 부채는 금리 상승 위험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더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의 절대 크기를 줄이기 어렵다면, 외화 부채를 원화 부채로 바꿔야 하고, 변동금리 부채보다 고정금리 부채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된다.

향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자산 구성의 변화도 고민해야 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데 내가 보유한 자산의 변동성마저 크다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일수록 변동성이 큰 경향이 강하고, 신흥 시장 혹은 주식이나 파생상품과 관련된 자산들의 변동성이 일반적으로 크다. 그리고 과거 평균에 비해 과도하게 가격이 많이 올라 비싸진 자산들 역시 향후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이처럼 큰 변동성을 가진 자산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바로 점검해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투자 상품 가운데, 신흥국 주식 및 채권에 대한 투자가 변동성과 가격 하락 위험이 높은 대표적인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브라질 채권, 중국 주식, 혹은 다른 신흥국에 대한 투자 자산이 나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줄인 만큼을 자신의 투자 성향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면 나의 전체 자산의 안정성이 커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위안화에 대한 섣부른 기대 투자는 금물

최근 SDR 통화 편입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은 큰 변동성과 많은 부채라는 두 가지 문제에 모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기대도 많지만, 불확실성도 많다. 먼저 중국 부채에 대한 우려를 살펴보자. 중국은 기업 부채 중심으로 민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중국의 부채 증가를 주도한 것은 외화 부채 증가다.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염두에 둔 정부의 위안화 강세 유도 때문에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얼마 전에 국내에서도 위안화 예금이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입장에서는 조달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나중에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안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형성됨 직하지만, 향후 1년 정도의 변화를 본다면 위안화 약세 요소가 오히려 더 많다. 특히 중국에서 자본 이탈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위안화 약세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시장이 움직이지 않아도 지난 8월에 중국 인민은행이 했던 조치처럼 인위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해 외화 차입 증가를 방어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위안화의 고평가 정도가 심해진 만큼 위안화 가격이 하락할 위험도 커졌다고 보아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위안화 표시 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그만큼 더 높아진 것이다. 이런 예상치 않은 환변동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원칙은 위안화 강세에 대한 섣부른 기대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환율 변동을 피하거나 보유 비중을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강한 달러와 강한 위안화의 조합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 촉발되는 달러 강세는 중국 위안화를 약세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중국 위안화 약세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신흥국 통화 가치의 연쇄적 하락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2015년 8~9월 중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을 떠올리면 된다. 신흥국 통화에 대한 환 노출을 줄이고, 대외 투자에서 달러 비중을 높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금융 시장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위험 자산 투자 비중을 낮추고, 안전 자산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추고,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비중은 높여야 한다. 통화 구성에서도 신흥국 통화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가장 안정성이 높은 미국 달러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 위안화와 원화 표시 자산도 마찬가지다.

 

필자인 김승현 이사는 최근 그가 저술한 <폭풍전야 2016> 저자와의 간담회를 진행한다. 오는 12월21일 저녁 7시 강남 ING 오렌지 타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폭풍전야 2016>은 미국 금리인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대응방안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문의 재미난연구소 02)558-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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