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과제와 전망] 선장 잃은 CJ, ‘코웨이’ 품고 전화위복 계기 삼아야
  • 유재철 기자 (yjc@sisapress.com)
  • 승인 2016.01.01 10:40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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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 "총수 부재 속에도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 보여줘야"

CJ는 1993년 삼성에서 계열분리 된 후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 초기 2조원이 채 안됐던 매출은 지난해 약 27조원까지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CJ는 최근 ‘202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장기비전을 세웠다.

산술적으로 CJ의 장기비전은 매해 30% 이상 매출이 늘어야 달성 가능하다. 하지만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 15일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CJ는 중대위기를 맞았다. 매출 100조원는 고사하고 당면한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실제 오너리스크는 이미 현실화 됐었다. 올 상반기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이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총수의 부재 속에 인수·합병(M&A)를 결국 성사시키지 못했다. 당시 APL로지스틱스는 1조원 넘는 가격으로 총수의 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CJ가 이재현 회장의 장기 부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총수의 장기부재를 염두한 상태에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비상경영 방식으로 하나씩 풀어가야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총수 부재 속에 당장 CJ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로 코웨이 인수를 꼽는다. 코웨이는 올 하반기 최대어로 손꼽힌다. MBK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월 말 본 입찰을 실시했지만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아 매각 일정을 연기했다.

당시 CJ는 국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과 손잡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못하는 이 회장의 수감생활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APL로지스틱스의 1조원 훌쩍 뛰어넘는 2조5000억원 내외 인수 자금을 총수 없이 결정하기는 회사로서도 부담이다.

이에 업계는 CJ가 이 회장을 대신할 수 있는 의사결정기구를 만들고 현안들을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CJ는 이 회장 구속 이후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과 누나인 이 부회장, 전문 경영인인 이채욱 부회장과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 4명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이들이 의사결정이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CJ는 현재 코웨이 인수전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다. 대륙을 향해 ‘CJ코웨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기회만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코웨이 인수전에 다같이 뛰어들고 있어 CJ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코웨이의 인수가 총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CJ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코웨이 인수가 총수 부재로 위기에 빠져 있는 CJ그룹에게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을 것”면서도 “대신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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