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미국 시장 공략해야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1.08 10:35
  • 호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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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에서 인기...판권거래 방식도 온라인 맞춤형으로 바꿔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드라마피버에서 제공하는 한국 드라마 / 사진=드라마피버

한국 드라마가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 내 한류를 이끌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방송사도 판권거래 방식을 면밀히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온라인 동영상 시장서 확산 중인 한국 드라마

TV 유통이 대세인 동남아 시장과 달리 미국 콘텐츠 시장은 동영상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접하는 소비자들도 급증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5일 발표한 분기별 한류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영어 자막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라마피버(dramafever.com)는 월 순방문자수가 22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내 접속자가 5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매월 1000만 명의 미국 시청자가 이 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피버는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아이튠스와 공급계약을 체결해서 한국 콘텐츠를 제공한다. 미국 내 주요 동영상 업체들도 드라마피버가 제공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드라마피버는 지난 2014년 10월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

전 세계 드라마의 영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키(viki.com)에서도 한국 드라마 시청점유율이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드라마 비평 사이트 드라마빈스(dramabeans.com)도 만들어지면서 팬덤 현상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김일중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장은 “온라인은 그간 미국 지상파, 케이블 TV에 진입하기 어려워 노출 및 홍보기회가 없었던 한국 드라마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알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주요 방송사 미주법인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 배급에서 얻는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판권거래 방식 개선 안하면 수익에서 손해볼 것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판권거래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방송사보다 유통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많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에서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문행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발표한  '국내 방송프로그램의 미국 시장 수출 활성화 방안'에서 방송사 유통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익명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한 방송사 글로벌 사업부장은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 온라인 유통으로 대박이 났지요. 그런데 국내 방송사(제작사)가 벌어들인 판권수익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국 현지 온라인 유통 사업자가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챙긴 셈이죠. 미국에서도 우려되는 문제입니다. 판권 거래 방식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선 “판권판매전략 수립을 위한 국내사업자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TV유통은 프로그램 에피소드 당 라이센스 가격(flat fee)을 중심으로 거래되지만 온라인 유통의 경우 개별 시청을 통한 클릭수에 따라 수익이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피버와 비키 역시 라이센스 가격(flat fee)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수익은 광고에서 발생하고 이는 유통사의 자산이 된다. 성과에 따른 수익 거래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온라인 유통 사업자와 성과에 따른 거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앞서 소개된 익명의 방송사 글로벌 사업부 부장은 “할리우드 배급사들의 가장 보편적인 거래 방식인 패키지 딜을 활용하여 ‘미니멈 개런티 + 수익분배 방식을 적극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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