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족, 우회 IP로 넷플리스 미국 서비스 접속
  • 민보름 기자 (dahl@sisapress.com)
  • 승인 2016.01.12 18:13
  • 호수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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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비스 콘텐츠 부족, 가격 정책 변동도 필요할 것
일부 국내 사용자가 아이피(IP)를 우회해 넷플릭스 미국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다. / 화면=넷플릭스 미국 사이트

넷플릭스(Netflix)가 7일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미국 서비스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해 일부 사용자들은 우회 아이피(IP)로 영어 사이트(www.netflix.com)에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국어 서비스가 미국에서만큼 국내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우회 방식으로 넷플릭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은 유학생이나 미국 드라마 애호가, 일명 미드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다수에겐 넷플릭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이미 영어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었다.

이 모 씨(성남시, 32)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7달러 정도에 (넷플릭스를) 이용해봤다”면서 “PC(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바로 한국어 사이트(www.netflix.com/kr)로 연결된다. 따라서 아이피를 우회해야 미국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려진 우회 방법은 홀라(hola) 등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나오는 이유는 넷플릭스 플랫폼이 편리한 데 비해 한국 서비스 콘텐츠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인 ‘하우스오브카드(House of Card)’ 등 사용자 선호 콘텐츠를 아직 한국에서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가 한국어 자막을 완성하고 타사 제작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경우 우회 방식 접속은 단지 과도기 현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 씨는 “당시엔 학생이라 처음에 넷플릭스를 쓰다 아마존 프리미엄에 가입했다”면서 “아마존은 같은 서비스를 쓸 수 있으면서 학생에게 할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송 콘텐츠 사용 가격은 미국보다 낮다.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가 가격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한 한국 서비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도 나온다.

실제로 한 이동통신사에서 결합상품으로 제공하는 IPTV(인터넷TV) 요금은 한달 8900원이었다. 이 사용자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필요한 초고속 인터넷 요금도 1만2000원가량 할인 받고 있었다.

넷플릭스에선 가장 싼 요금이 현재 환율로 약 9700원이다. 여기에 집에서 PC나 TV로 동영상 스트리밍을 즐기려면 초고속 인터넷도 따로 설치해야 한다. 이동통신 결합상품으로 유료방송을 이용할 때에 비해 비용이 높다.

한 미디어 연구원은 “우리나라 네트워크 환경이 급속하게 발전한 데 비해 오티티(OTT, Over the Top) 시장은 크게 발전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넷플릭스 한국어 서비스가 크게 파급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넷플릭스 요금이 아주 낮은 것은 아닌 만큼 가격정책을 낮추거나 콘텐츠를 수급하면 상황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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