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을 사당화(私黨化)하지 마라”
  • 김현│뉴스1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1.19 09:25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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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근 그룹과 합류한 의원들 사이 ‘사당화’ 논란
안철수 의원(오른쪽)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해 12월13일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 창당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사당화(私黨化) 논란’이라는 걸림돌을 만났다.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율과 안 의원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이 급상승해 3당(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및 3강(김무성-문재인-안철수) 체제를 구축하려던 시기에 사당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춤거리게 된 것이다. 특히 사당화 논란이 안 의원 측근 그룹과 당에 합류한 의원들 간 알력설과 맞물려 제기됨에 따라 작지 않은 파장이 일고있다. 사당화 논란이 아직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진 않았지만, 총선 일정과 연계돼 불거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당화 논란은 안 의원에 이어 더민주를 탈당해 합류한 의원들이 이태규 현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실무지원단장을 중심으로 한 안 의원 측근 그룹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창준위가 꾸려지기 전부터 창당 실무를 도맡아왔던 이 단장 등 안 의원 측근 그룹은 의원들이 속속 합류한 이후에도 창당 작업을 계속 주도했고, 한동안 합류한 의원들에게 별다른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서 조금씩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최근 ‘합류한 호남 의원들의 공천 여부를 둘러싸고 안 의원 측과 의원들 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요지의 찌라시가 돌면서 ‘알력설’이 제기됐다. 지난 1월8일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 등 5명의 인사 영입을 발표했다가 3시간여 만에 도덕적 논란이 제기되자 영입을 취소한 것, 1월14일 오후 당사에서 문병호 의원 측이 추진했던입당 기자회견이 절차상의 문제로 무산된 것도 이 같은 양측 간 샅바싸움과 무관치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측근과 합류한 의원들 간 ‘알력설’

실제 합류한 의원들 주변에선 안 의원 측근 그룹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한 의원 측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당이 안 의원 사당도 아닌데, 안 의원 측근들이 모든 것을 다 틀어쥐고 놓지않으려고 한다. 의원들 사이에선 ‘너무한다’는 얘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안 의원 측근 그룹에선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지금은 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일부 의원들이 너무 오버를 하면서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 간 불협화음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안 의원은 호남을 방문했던 1월11일 전남 여수에서 동행한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새로운 인물이 중요하지만, 기존 의원들의 경험과 경륜도 필요한 만큼 노·장·청(老·壯·靑)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 의원이 혼자서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비워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와는 별도로 합류한 의원들의 좌장 격인 김한길 의원과 안 의원 측근 그룹을 대표하는 박선숙 전 의원이 같은 날 심야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최근 양측 간 알력설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알력설이 불거진 이후 안 의원도 달라졌다. 각각 ‘개혁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로 대표되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투톱 체제로 한 창준위가 출범한 이후 알력설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창준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안 의원은 조직 체계에 맞춰 한 위원장을 앞세우며 철저히 조연 역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례로 안 의원은 1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각종 행사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한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하도록 뒤로 물러서는가하면, 1월11일부터 시작된 전직 대통령 등의 묘소 참배 때엔 한 위원장에게 참배 첫 순서를 양보하고 있다. 방명록 작성도 한 위원장이 글을 적으면 연명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안 의원은 창준위 인선 과정을 통해서도 사당화 논란 해소에 공을 들였다. 1월13일 발표한 1차 인선안을 보면, 김한길 의원을 상임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합류한 의원들 각각에게 역할이 배분됐다. 그동안 안 의원을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도와왔던 박선숙 전 의원은 사무총장 역할인 집행위원장에 선임됐다. 한상진 위원장은 이번 인선안이 윤여준 위원장과의 합의를 거쳐 발표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안 의원의 의중이 녹아 있다는 게 창준위 안팎의 중론이다. 박 전 의원도 인선 발표 당일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창당 실무를 담당하는 집행위원장과 실무지원단장을 안 의원 측근 그룹에 속하는 박 전 의원과 이 단장이 맡은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남아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진심캠프의 부활’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진심캠프 출신은) 전체 (인선된 인원) 중에 2명밖에 없다. 훨씬 더 많은 (다른) 인원이 있지 않느냐”라고 일축한 다음 “지금은 힘을 모을 때지, 힘을 뺄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언급에는 창준위 내 파열음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安, 창준위 내 파열음 확산 조기 차단 나서

그러나 양측은 모두 사당화 논란 및 알력설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최근 한 위원장에 대한 안 의원의 배려가 사당화 논란을 의식해서 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에 “한 위원장은 안 의원이 정말 어렵게 모신 분이기 때문에 예우를 해드리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도 “제가 창당 준비 과정에 있는 당을 외부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느냐. 안 의원의 배려는 별로 특별하거나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위
원장은 나아가 사당화 논란에 대해 “사당화라는 프레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는데, 과연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전략의 일환으로 이 프레임이 등장해 자꾸 거론되고 있는지 등을 잘 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한 재선 의원은 “창당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이런저런 말이 있는데, 창당이 완료되면 사그라질 것으로 본다”며 “박 전 의원의 집행위원장 인선도 알력설 때문이라기보다 다들 지역구 선거가 있으니 합류한 의원들 중에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현재로선 가장 적합한 사람이 박 전 의원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사당화 논란이나 알력설은 헛소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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