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5%대 급등 불구…“아직은 가시밭길”
  • 하장청 기자 (jcha@sisapress.com)
  • 승인 2016.01.19 15:37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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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매크로 환경 악화∙실적 둔화…주가 하락 부추겨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 사진=시사비즈

SK하이닉스가 좀처럼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며 고행(苦行) 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 악화, 중국 소비 둔화, 아이폰 생산량 감소, 화웨이의 출하 가이던스(잠정치) 하향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안갯속에 가려진 가운데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나흘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1600원(5.99%) 오른 2만8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167억3114만원 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연이어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가운데 모처럼 가뭄 속 단비가 내린 셈이다. 지난 18일 장중 2만5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 D램 산업 부진∙이머징(신흥) 마켓 소비 둔화

지난해 하반기 이후 D램 산업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소비 둔화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SK하이닉스의 2014년 매출액은 17조1260억원으로 전년대비 2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1090억원으로 51.2%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에 비해 10.2% 늘어난 18조876억원, 영업이익은 5조3400억원으로 4.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기술(IT)∙반도체 수요 부진의 주요인으로 지난 2014년부터 원자재 가격 급락과 이머징 통화 환율 급등이 꼽히고 있다. 신규 수요 증가를 이끌어낼 킬러 애플리케이션(시장을 지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이 부재한 가운데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등은 이머징 국가들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락은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둔화, 이머징 통화 환율의 급등을 야기시켰다. 또 이머징 통화 표시 정보기술(IT)∙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부진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브라질과 러시아 향 한국 IT 수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37%, 50%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 원자재 가격 약세∙모바일 D램 가격 하락

아직 본격적인 원자재 가격 반등과 이머징 통화 환율 하락을 기대할 수 없다. IT, 반도체 수요의 단기간 내 변화 가능성도 높지 않다. 반도체 업황 및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만 상존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D램 업황은 수요 감소와 높은 재고 수준으로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PC D램 재고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요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PC D램 고정거래가격 인하 압력은 수익성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비중이 급감한 PC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낙폭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PC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1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생산 비중이 급증한 모바일 D램 가격 하락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모바일 D램 ASP 하락률은 1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스마트폰 판매 둔화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만 TSMC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전월보다 8%, 전년에 비해 16% 감소했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대만 ASE의 12월 매출도 전월에 비해 18% 줄었다.

애플의 대표적인 서플라이체인(생산공급망)인 코르보와 사이러스로직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잠정치)를 기존 7억2500만달러, 3억8500만달러에서 6억2000만달러, 3억4700만달러로 각각 15%, 10%씩 하향 조정했다. 애플의 올해 1분기 아이폰 생산량도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둔화되고 있다. 2013년 5000만대, 2014년 7400만대, 지난해 1억800만대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출하량은 1억2000만대에 그치며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관련 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주가∙실적 전망 기상도 흐림…하반기 반등 기회 모색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목표주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을 하향조정하며 목표주가도 기존 4만원에서 3만2000원으로 낮췄다. 적정주가는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시장 평균 주가수익률(P/E) 10배수를 적용해 도출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290억원에서 7690억원으로 내렸다. 올해 연간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1500억원에서 2조890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 ㎚ 공정전환 시기 지연에 따라 D램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9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낮췄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10% 감소한 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9% 줄어든 9824억원으로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약 12%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을 4조1700억원, 영업이익을 9290억원으로 종전에 비해 각각 0.5%, 12% 하향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7% 감소한 17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3조27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EPS는 3487원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모바일 반도체 가격 하락도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재고조정 이후 주가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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