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점유율·평균요금보다 매출·신사업에 주력”
  • 민보름 기자 (dahl@sisapess.com)
  • 승인 2016.02.02 18:49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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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자로 변화 위해 인수합병 고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후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2일 실적발표회에서 2016년과 이후 사업전략을 밝혔다. SK텔레콤은 기존 이동전화(MNO) 점유율 경쟁을 지양하고 미디어 플랫폼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용합 사업을 선도할 계획을 세웠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실장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내실 있고 고객에 보탬이 되는 실질적인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애널리스트들 질문은 이동통신 시장 경쟁력 전망과 2016년 실적 전망에 쏠렸다.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4년보다 각각 0.2%,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당 매출(ARPU)은 2015년 전체로는 전년보다 1.3% 증가했으나 4분기엔 3분기보다 0.1% 하락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선택약정할인제 할인율이 20%로 오르고 2014년 11월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비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황 실장은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싼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66%로 경쟁사보다 적어 ARPU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도 “ARPU보다 매출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T아웃도어, T팻, T키즈폰 등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세컨드 디바이스(Second Device)를 출시했다. 세컨드 디바이스 요금제는 기존 이동전화 요금제보다 가격이 낮아 평균 요금을 낮추지만 전체 이동통신 매출은 올릴 수 있다.

황 실장은 “2016년엔 신규 사업이나 플랫폼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가입자 순증과 매출 상승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 발표와 2016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혔다. SK플래닛에 소속됐던 위치기반서비스(LBS) 조직을 분할 합병하고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옥수수를 출시하는 등 조직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도 마쳤다.

SK텔레콤 임원들은 이번 실적발표회에선 미디어, 커머스,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3대 플랫폼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목표를 설명했다.

우선 미디어 영역에선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시너지를 낸다. 황 실장은 “합병 법인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기술이나 인프라는 물론 콘텐츠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콘텐츠 발전을 위해선 콘텐츠 사업과 관련 스타트업에 1500억원이 투입된다.

커머스 사업도 강화한다. 우선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을 SK텔레콤으로 흡수해 내비게이션 외에 위치기반 영역에서 서비스를 확장한다.

SK플래닛에 남은 커머스 영역은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수천억원을 투자함으로써 국내에서 쿠팡과 경쟁한다. 그리고 터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세계 시장에서 1등으로 성장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투자 비용으로는 플래닛이 보유한 현금 약 5000억원과 로앤 매각 자금 2200억원이 투입된다.

IoT 플랫폼 영역에서는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사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플랫폼을 개방해 다양한 제휴사가 참여하게 하고 IoT서비스 연동 제품을 늘린다. 특히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 에너지, 보안 등 다양한 파트너와 제휴해 새 시장에 진입한다.

황 실장은 “ICT 영역에서 급격한 융복합이 진행되고 있어 SK텔레콤 혼자 모든 부분을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물론 여타 대기업과도 적극적인 제휴를 하는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분 투자나 전략적 제휴는 물론이고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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