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 없어져야 한다”
  • 유지만·박준용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4.28 17:44
  • 호수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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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신화’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대표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경제 선거’로 규정한 바 있다.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정(失政)을 심판하고,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 덕분이었을까. 더민주는 국민의당에 호남을 빼앗기고도 원내 1당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병관 더민주 경기 성남 분당 갑 당선자는 ‘경제 선거’에 어울리는 인사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 나섰고, 결국 ‘벤처 신화’를 썼다. 현재 20대 국회 당선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흙수저’였다는 점도 김 당선자를 돋보이게 한다. 시사저널은 성공한 기업인에서 초선 의원으로 변신한 김 당선자를 4월19일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김 당선자는 기업인 출신답게 경제정책과 청년 취업, 창업 지원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그는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삶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 시사저널 임준성

처음 출마해서 당선됐다.

우선 김병관이라는 사람을 선택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국회의원이 중앙정치를 하겠지만 지역 주민도 대표해야 되는 자리다. 부담을 많이 느낀다. 당선된 다음 날부터 부담이 밀려오더라. 4년 동안 지역에 약속한 공약을 열심히 지키겠다.

어떤 부담이 제일 컸나.

법안을 하나 낸다고 해서 경제가 쉽게 좋아질 수는 없다. 4년 동안 열심히 한다고 해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를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좀 있다.

‘영입 인사’인데 비례가 아닌 지역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당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 지지율이 급락하던 시기에 입당했다. 또 많은 사람이 국민의당으로 빠져나갔다.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상대가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였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없었다. 오랜 시간 공직생활을 하셨는데, 이 부분이 장점일 수 있지만 거꾸로 단점일 수 있다. 승산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선거 과정에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이었나.

국민의당 후보의 출마를 꼽을 수 있다. 야권 표가 갈라졌던 것 같다. 그때부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 같아 조금 답답했다.

원래 정치에 뜻이 있었나.

‘나중에 은퇴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같은 고민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영입 제안이 왔다. 좋은 기회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치를 하나의 수단으로 잘 활용한다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4월13일 경기 성남 분당 갑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당선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기업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나.

박근혜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노동 개혁, 규제 철폐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기업인이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바로 이 부분이다. 정부·여당이나 더민주 모두 기업을 잘 모르고 경제 입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기업의 요구사항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중소기업 관련 입법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미인가.

중소기업 입장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대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겠지만 중소기업이 살아야 경제 전반이 나아질 수 있다.

중소기업 관련 문제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을 받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독립된 중소기업, 즉 강소기업을 챙겨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더 많은 창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청년 취업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몸담았던 IT업계도 하청 구조가 복잡하지 않나.

그렇진 않다. IT(정보기술)업계의 하청 문제는 주로 대기업 SI(시스템 통합) 회사들에서 발생한다.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 비단 IT업계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다.

염두에 둔 상임위원회가 있나.

내가 일을 잘할 수 있는 상임위가 좋다. 하지만 특정 상임위에서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상임위에 복합적으로 걸쳐 있다. 고민 중이다.

창업 지원 문제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물론이다. 창업 성공도 중요하지만 실패에 대한 지원도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사업을 하면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회사가 망하면 개인인 대표이사도 같이 파산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도 쉽게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예전에 일본에서 잠깐 시행했지만 곧 없어졌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인’ 김병관이 아닌 ‘정치인’ 김병관의 관점은 무엇인가.

‘국민의 눈높이’라는 말 외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성남 분당은 여당 강세 지역이지만 내가 이겼고, 이재명 (성남) 시장은 나보다 더 진보적임에도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국민은 이념을 따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느냐다.

얼마 전 세월호 2주기였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실패한 사례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이념적 관점에서 보는데, 이념보단 국가의 문제로 봐야 한다. 잘못을 바로잡고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 문제는 분명하게 밝혀내야 한다. 덧붙여서 희생자들의 한도 풀어줘야 한다. 한을 풀어야 하는 책임도 국가에 있는 것이다.

테러방지법 문제는 어떻게 보나.

국민들이 불안에 떨며 살 필요는 없다. 그동안 테러를 막기 위한 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미국의 애국법도 2001년에 만들어졌다가 얼마 안 가 일부만 남고 폐기됐다. 국민들의 공포감만 자극할 뿐이다. 여야가 대화로 풀어야 한다.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비슷하다.

그런가. 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웃음). 기업가 안철수는 훌륭한 분이다. 그분의 창업과 성공 과정을 보면 존경받을 만하다.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잘 모르겠다. 나와는 맞지 않는 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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