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차량 못받아요”…동네 카센터 사장은 한숨만
  • 배동주 기자 (ju@sisapress.com)
  • 승인 2016.05.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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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규정에도 국내 완성차사 르노삼성 정비 정보 공유 안해

일반 차량 정비소(카센터)가 일부 국내 완성차 업체로부터 정비 관련 정보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탓에 차주들은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이 지나도 동네 카센터보다 수리비가 비싼 직영 정비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3월30일 국토교통부는 수입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가 일반 카센터에 정비 매뉴얼을 제공하고, 진단 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라 자동차 정비업계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국토교통부의 규정에도 여전히 전용 진단기를 직영 정비업소와 협력업체에만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업체인 BMW코리아가 최근 외부 정비 업체들에게 정비 매뉴얼과 관련 장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과도 궤를 달리하는 셈이다.

일반 차량 정비소가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으로부터 정비 관련 정보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르노삼성 SM6. / 사진 = 르노삼성

정비업계는 르노삼성의 묵묵부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방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손환용(28)씨는 “르노삼성 차량 수리 문의가 들어오면 미안한 마음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씨는 “맨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품의 고장 여부를 가리는 차량 정비소용 전용 진단기 없이 잘못 손댔다가는 수리비용이 더 올라간다”며 “가까운 곳에 르노삼성 직영 정비업소도 없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도 상황도 다르지 않다. 서울시 성북구에서 일반 자동차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르노삼성 차량이 들어오면 일반 수리는 가능할지 몰라도 정확한 수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내부 부품의 고장 여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차량 정비용 진단기 하이스캔 프로 화면. / 사진 = 네스테크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보험업계가 지난해 자동차 보험수리비 청구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직영 정비업체 수리비가 일반 정비업체보다 최대 2.7배 높은 수리비를 받았다.

국산 준중형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송한근(28)씨는 “차량 수리비 등 유지 관리비를 고려하면 르노삼성은 배제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지방에는 직영 정비업체도 적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가 정비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는 이유가 결국 독점 구조 유지에 있다고 분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는 동네 카센터를 무상 수리 기간이 끝난 차를 맡아주는 자동차 업체 동반자로 봐야한다”며 “정비 매뉴얼이나 진단기 제공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관계자는 “정비 매뉴얼 및 진단기 보급과 관련한 규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현재 정비 정보 제공 관련 시스템 보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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