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 신뢰도 JTBC, 영향력 KBS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6.09.08 15:11
  • 호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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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종편 첫 1위, 열독률도 2위 올라…조선일보 영향력 2위, 한겨레신문 신뢰도 3위

2012년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출범할 당시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4개 채널이 신설되면서 언론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보수 성향의 거대 신문사인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이 방송 사업에 진출하는 데 대한 반발이 컸다. 정치·이념 편향적인 방송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5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종편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종합편성’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은 보도 중심의 천편일률적 편성과 공정성·객관성이 의심되는 정치적 편향 문제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대목이 있다. 모든 종편 프로그램이 다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과, 보도 부문에 있어 종편이 오히려 지상파 방송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내 보도국 사무실 © 시사저널 이종현


영향력 1위 KBS 지목률은 하락세

 

 

이러한 인식 변화의 한가운데 JTBC가 놓여 있다. 올해로 27회째인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조사에서 JTBC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에 올랐다. 2014년과 2015년 순위는 3위였다. 2년 사이 지목률이 20.5%에서 34.4%로 13.9% 포인트 급상승했다. 지난해 1위는 지상파 방송 KBS였다.

 

JTBC는 신뢰도뿐 아니라 열독률과 영향력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순위는 2년 사이 8위(9.0%)에서 2위(22.6%)로 무려 여섯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부문도 2년 사이 지목률이 2배 가까이 늘어나 6위(13.2%)에서 4위(27.5%)로 2단계 올라섰다.

 

그동안 방송 시장을 장악해 온 지상파 3사의 위상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KBS는 올해 조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년 사이 지목률이 59.6%에서 45.9%로 13.7%포인트 하락했다. 신뢰도 부문은 JTBC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목률은 26.6%로 2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열독률도 3위에서 6위로 내려앉는 등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KBS 여의도 사옥 © 시사저널 박은숙

 

MBC는 영향력·신뢰도·열독률 모두 10위 안에 들기는 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히 하락한 순위를 다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밀렸다. 지목률이 2년 사이 7.1%포인트 떨어졌다. 신뢰도는 6~7위를 유지하고 있다. 열독률 순위는 10위 안팎에서 답보 상태에 있다. SBS도 영향력이 2년 사이 7위에서 10위로 내려갔다. 지목률도 11.7%에서 7.7%로 4%포인트 하락했다. 신뢰도는 8.3%로 9위를 유지했고, 열독률은 여전히 1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공영방송 권력감시 역할 못해 JTBC로 채널 돌려

 

출범한 지 5년밖에 안 되는 종편 JTBC가 지상파 방송 SBS는 물론 MBC까지 가뿐히 제치고 ‘절대강자’ KBS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JTBC의 차별화 전략이다. JTBC는 기존 방송에서 관행화되다시피 한 뉴스의 백화점식 나열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뉴스 생산을 추구했다. ‘취재 경쟁이 과열돼 있다’거나 ‘단독 욕심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다음으로 공영방송 KBS와 MBC가 처한 상황을 냉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두 방송사는 ‘낙하산 인사’와 ‘편파 보도’ 등 각종 의혹과 구설에 휘말려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그 정도가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기도 했다. 공영방송이 권력감시 역할을 하지 못한 상황이 시청자들이 JTBC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대표)의 ‘세월호 보도 개입’ 의혹은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9월1일 열린 세월호 청문회 첫날 핵심 주제였던 ‘세월호 관련 언론 통제’ 부문 증인으로 나온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관련 보도를 빼달라고 전화한 것은 명백한 보도 개입이다”며 이 전 수석을 비판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JTBC가 신뢰도 1위에 오른 데 대해 “방송언론계에 파란이 일어난 것이다”고 평가한 후 “JTBC의 선전(善戰)에 박수를 쳐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은 뭐하고 있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민에게 공영방송이 아닌 관영방송으로 보일 정도로 허물어졌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손 사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를 12년째 이어가고 있다. 손 사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JTBC 신뢰도 1위’에 더 기뻐하며 “이제 더 이상 ‘손석희의 JTBC’가 아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JTBC는 지난 수년간 저널리즘의 본령을 추구하며 정도를 걸어왔다. 그 결과가 신뢰도 1등으로 돌아왔다”며 “모든 JTBC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 사장 본인은 손사래를 치지만 지금의 JTBC가 있게 한 주역은 역시 손 사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만약 손석희라는 ‘신뢰받는 언론인’이 없었다면 ‘신뢰도 1위 언론매체’ JTBC가 존재할 수 있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도부문에 있어서 손 사장에게 전권을 준 경영진의 전략은 성공한 셈이다. 

 

 

네이버 열독률 1위, 영향력 3위 유지

 

 

신문사 중에는 조선일보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영향력·신뢰도·열독률 모든 부문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에서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목률은 2년 전 51.2%에서 올해 39.3%로 11.9%포인트 내려갔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에서도 5위를 유지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부문은 지목률(20.3%)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순위는 2위에서 3위로 한 단계 낮아졌다.

 

중앙일보는 지목률과 순위 모두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향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위(11.2%)에 올랐고, 열독률 역시 8위(11.1%)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였다. 다만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신뢰도는 다소 순위가 올라 10위(7.8%)를 차지했다. 동아일보는 ‘조·중·동’ 가운데 가장 순위가 낮았다. 영향력은 지난해 10위(7.5%)에서 한 계단 올라 9위(8.6%)를 차지했지만, 신뢰도(5.8%·12위)와 열독률(6.4%·공동 11위)은 여전히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진보 성향의 언론매체 가운데서는 한겨레신문이 영향력에서 가장 높은 순위인 7위(10.8%)를 차지했다. 지난해 9위(7.9%)에서 두 계단 올라섰다. 반면 신뢰도와 열독률은 하향세를 보였다. 한겨레신문은 2014년 조사에서 신뢰도와 열독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뢰도 3위(24%)와 열독률 4위(18.4%)에 그쳤다.

 

경향신문은 영향력 10위권 진입을 아쉽게 놓쳤다. 지목률 6.7%로 11위에 머물렀다. 열독률은 지난해에 비해 지목률이 소폭 올랐지만 순위는 6위(14%)에서 7위(15.1%)로 1단계 내려갔다. 반면 신뢰도는 18.8%를 획득해 4위 자리를 지켰다. 영향력에 비해 신뢰도가 높은 특징이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포털 사이트의 위력은 여전했다.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독률 1위에 올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지목률이 19.8%에서 26.3%로 6.5%포인트 높아졌다. 영향력도 33%로 3위 자리를 지켰다. 30%초반대 지목률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신뢰도는 지난해 6위(12.1%)에서 한 계단 내려가 7위(9.5%)를 차지했다.

 

다음카카오는 열독률 5위(16.3%)를 유지했다. 영향력은 지목률이 소폭 올랐지만 순위는 7위(9.5%)에서 8위(10.1%)로 내려갔다. 신뢰도 역시 지목률이 소폭 올랐다. 하지만 순위는 10위(6.2%)에서 11위(6.9%)로 1단계 떨어져 10권 밖으로 밀렸다. 지난해에 보여준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언론매체로서 포털사이트가 갖는 위상은 기존 언론사 이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창룡 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뉴스를 보면 되니까 굳이 개별 언론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다”며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뉴스의 소비 행태가 변했기 때문에 기존 언론사의 영향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포털사이트가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언론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영향력에 걸맞은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교수는 “체급에 맞지 않는 힘이 생기다 보니 스스로도 부담을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며 “(포털 사이트를) 당연히 언론으로 봐야 하고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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