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 기업이 전체 매출 70% 독식하는 한국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6.10.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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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구조인 한국 경제의 심각한 쏠림 현상···‘한국2만기업연구소’ 조사 결과에서 드러나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10월1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168만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27조 6192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16%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코스피지수 역시 등락을 반복하는 ‘동조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국내 총수출액의 25%, 해운물동량의 4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침을 하면 한국 경제는 몸살을 앓는다’는 증시 격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10월11일 발표한 ‘국내 1만개 기업 매출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도 이런 현상은 잘 드러난다. 이 연구소는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매출 상위 1만개 기업(금융업 제외)의 지난해 매출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매출이 135조원(7.1%)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단순 매출 수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무너진다고 해도 한국 경제가 침몰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한 곳이 1만개 기업 중 하위 6830여 곳의 매출 합계와 맞먹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사라질 경우 국내 1만개 회사 중 70% 정도가 증발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10%만 하락해도 매출 120억원 이하 중소기업 2400곳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한다.   

 

범위를 재계 전체로 넓혀도 마찬가지다. 상위 4%의 기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독식하는 역삼각형 구조가 뚜렷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1만개 회사 중 가장 많은 매출 구간은 100~500억원대였다. 전체의 48%(4802곳)가 이 구간에 몰려 있었다. 뒤를 이어 100억원 미만이 19.7%(1969곳), 500~1000억원 14.7%(1467곳), 1000~5000억원 13.5%(1345곳) 순이었다.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 기업과 그 아래 중소기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5000억원~1조원의 대기업과 매출 1조원 이상 슈퍼 기업은 각각 2.0%(198곳)과 2.2%(219곳)에 불과했다.

 

 


 

실제 매출은 기업 숫자와 정반대였다. 1조 클럽에 가입돼 있는 기업의 총 매출액은 1268조 6292억원으로 전체의 66.4%를 차지했다. 매출 5000억~1조원인 대기업군의 매출도 134조2587억원(7%)을 기록했다. 4.2%에 불과한 417개 회사가 전체 매출의 73.4%를 좌우하는 것이다.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려 있는 100억~500억원 사이 기업들의 매출 합계는 121조 9395억원(6.4%)에 불과했다. 두 번째로 많은 100억원 미만 기업의 매출은 8조 3600억원으로, 매출 영향력은 0.4%에 불과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한국 경제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숫자만 놓고 보면 대기업은 적고 중소기업 숫자는 많은 전형적인 삼각형 구조지만, 실제 매출은 대기업이 전체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역삼각형 구조가 확연했다”며 “국가 경제가 장기적으로 튼튼해지려면 매출 5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의 중간 허리 층이 지금보다 더 두터운 마름모꼴 내지 항아리 유형에 가까운 산업구조로 재편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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