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KL, 외국인 카지노 불법 사채업 묵인 의혹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8 16:22
  • 호수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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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영재센터 지원으로 논란 됐던 공기업 GKL 사채업자와 결탁 의혹까지 제기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내부에서 벌어지는 불법 사채업을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GKL이 불법 사채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출입정지 처분을 내리고, 실제로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카지노와 사채업자의 결탁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GKL은 외국 관광객 유치와 외화 획득을 증대하고 카지노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Seven Luck)을 운영하고 있다. 사행산업보다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공기업 카지노에서 불법 사채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GKL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여권 담보로 사채 빌려줘…일주일 10% 이율”

 

세븐럭에 10년 이상 출입한 고객 A씨가 GKL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 세븐럭 강남점을 찾은 중국인 B씨가 업장 내에서 사채업자를 찾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2층 VIP테이블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도중, B씨가 중국말로 사채업자 이아무개씨를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 일행에게 사채업자를 찾는 이유를 묻자,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돈을 갚고 여권을 찾아 출국하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A씨는 7월24일 GKL에 진정서를 내고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당시 A씨는 GKL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여권을 빼앗고 사채를 줬다는 것은 악질적 사채”라며 “중국인에게 아주 나쁜 이미지를 줄 뿐 아니라 중국대사관에 신고할 경우 외교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B씨와 해당 사채업자는 한 번에 2억원 이상을 수차례 거래했는데, 일주일에 10%가 넘는 이율을 적용해 총 1억원 이상을 이자로 받았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세븐럭 카지노 내에서 여권을 담보로 한 고리 사채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카지노 내 사채업자들은 일명 ‘꽁지’라고 불린다. 스마트폰이나 자가용 등을 담보로 손님들에게 고리를 받고 사채를 빌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자제한법에 따라 사채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은 연 25%로 제한돼 있다. 일주일 10% 이자율로 2억원을 빌려줄 경우, 사채업자는 일주일 만에 2000만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환산해 보면 연 이자율은 약 520%에 이르는 셈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카지노 내 불법 사채 행위가 적발될 경우 카지노 업장은 경찰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통해 사채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 사채와 관련된 신고나 진정이 들어올 경우,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한다. 또 내부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출입을 일시적·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징계도 부차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횡행하는 불법 사채로 골머리를 앓았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도 불법 사채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찰과 매년 합동 단속을 해 오고 있고, 자진신고제도 등을 도입해 불법 사채를 적발하고 있다.

 

GKL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강남점 © 시사저널 박은숙

 

GKL “진정서 취소돼 조치할 사항 없었다”

 

그러나 진정서를 받은 GKL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인 B씨가 찾은 사채업자 이씨를 3개월간 출입 정지시키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GKL은 진정서를 낸 A씨에게까지 1개월 출입정지 처분을 내렸다. GKL 관계자는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진정서가 제출된 사실은 맞다. 실제로 사채가 오갔는지에 대해 당사자들을 통해 확인했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면서 “며칠 뒤 진정인이 진정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중국인 손님 B씨 역시 사채를 빌려 쓴 적이 없다고 해서 사안이 종결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경우 제출된 진정서 내용이 정황에 불과했고, 손님들이 사채 사실을 부정했기 때문에 종결된 것이다. 그리고 CCTV를 통해 여권을 주고 돈을 받는 것이 확인되더라도 사채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당사자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진정을 낸 A씨와 사채업자 이씨에게 출입정지 처분을 내린 이유는 불법 사채업 때문이 아니라 “진정서를 냈다가 취소하면서 자사 영업 업무에 혼란을 주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씨도 다른 사채업자가 불법 사채업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 그 진정을 취소해 영업 업무에 혼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씨에게만 출입정지 처분 3개월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는 “출입정지 처분에는 여러 가지 사유가 있는데, 이씨의 경우 다른 사유가 누적돼 3개월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 측의 주장은 달랐다. 이씨는 당시 진정서 내용에 기재된 불법 사채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금지된 (불법)사채를 했기 때문에 출입금지 처분을 받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실제로 돈을 빌려준 사람은 따로 있었는데 그 사채업자는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실제 (중국인 손님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 사채업자가) 그날 다른 지역에 가야 한다고 하면서 나한테 돈을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며 “빌려준 돈을 받고 여권을 돌려주는 심부름을 한 것”이라며 “GKL은 실제로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에게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카지노 측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업장에서 외국인 손님들을 대상으로 고리의 사채를 빌려주는 업자들을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09년에도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에 의해 GKL의 세븐럭 카지노 업장 내 불법 사채 문제가 지적된 적이 있다. 세븐럭 소속 에이전트 등이 손님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자 손님과 그 가족들을 협박하다 경찰에 고발당하면서, 피의자 4명 중 3명이 세븐럭 카지노 업장 내에서 불법 사채업을 벌여온 게 드러난 것이다. GKL의 일부 계약직 에이전트까지 불법 사채업에 가세했다고 알려져 GKL이 공기업 업장에서 불법 사채업을 버젓이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 의원은 “내부 직원인 정식 에이전트와 일부 계약직 에이전트들이 불법 고리 사채업을 벌였다는 것은 불법 사채업이 업장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직원들이 사채업자들과 결탁해 손님에게 사채업자들을 소개시켜주는 등 불법 사채놀이를 하면서 해외교포들을 공갈 협박하고 있다는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불법 사채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세븐럭 내 불법 사채 문제 지적돼

 

에이전트를 통해 카지노 손님들을 사채업자와 연결시켜준 것으로 논란이 됐던 GKL이, 이번에는 업장 내의 불법 사채를 방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븐럭에 출입하는 한 고객은 이씨가 실제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 지목한 사채업자 C씨에 대해 “C씨는 사채업 쪽으로는 강남에서 가장 알아주는 사람이다. C씨는 보통 카지노 손님들에게 일주일에 5%의 이자를 받고, 선이자 5%를 떼기도 한다”며 “GKL 쪽에 연이 닿아 있어 카지노 내에서 사채 영업을 가장 크게 하고 있다. C씨 때문에 사건(불법 사채)이 터져도 문제 제기가 되지 않는다. GKL 내부에 비호 세력이 있다고 보시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C씨는 카지노에 등록된 손님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C씨가 불법 사채 행위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았고, 사채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는 기록도 없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또 “사채 근절 등을 위해 실내 부착 전광판 등을 통해 계속 관련 사실을 홍보하고 있고, 적발되면 절차에 의해 수사 의뢰를 하거나 경찰을 부르게 하는 매뉴얼을 마련해 놓고 있다. 확인되면 경찰 신고 등을 통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이기우 GKL 대표 해임 요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이사의 해임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지난 6월13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기우 대표에 대한 해임을 포함한 중징계를 문체부에 요구한 바 있다. 공기업인 GKL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통해 심의를 받게 된다. 현재 기재부에 안건이 상정돼 9월 중에 공운위를 통한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기우 GKL 대표 ©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장애인휠체어펜싱팀을 창단하면서 절차를 무시하고 선수를 채용하거나, 더블루케이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6년 1월 더블루케이와 스포츠단을 창단하라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받고 ‘장애인휠체어펜싱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 대표는 실무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집공고 절차 등 규정을 위반해 더블루케이 펜싱팀 소속 5명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더블루케이와 2억8000만원의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 또 선수들이 GKL 실업팀에 채용돼 전속계약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데도 선수들에게 전속계약금 6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지시했고, 지급한 계약금 중 절반은 에이전트인 더블루케이에 귀속됐다.

 

또 감사원은 이 대표가 GKL 사회공헌재단의 예산으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영재센터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지시에 따라 GKL 사회공헌재단이 영재센터에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등 재단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지난해 1월 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것을 검토하라는 전화를 받고 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에게 영재센터에 2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GKL 사회공헌재단은 ‘스키캠프 지원’에 편성했던 예산 2억원을 영재센터에 지원했다. 이에 대해 GKL 측은 “해당 주무부처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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