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별풍선’, 규제해봤자 소용없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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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자극적 방송 위해 더 노력할 것”… 인기 BJ에겐 영향 못 미쳐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현금처럼 쓰이는 ‘별풍선’이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의 유해성과 관련, 구입하거나 선물 가능한 별풍선의 개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프리카TV 방송의 욕설과 차별, 폭력성, 음란성의 정도가 사례를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BJ(Broadcasting Jockey․방송 진행자)들에게 별풍선은 최대의 수익원”이라며 “이것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방송하고 말썽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2014년 10월15일 아프리카TV의 BJ유소희가 별풍선 3만개를 받고 놀라는 모습. 이날 BJ유소희는 총 35만개의 별풍선을 받았다. 돈으로 환산하면 부가세 포함 3850만원이다. 이 가운데 BJ유소희가 가져갈 수 있는 순수익은 2000여만원으로 추정된다. © 사진=아프리카TV 캡처


 

국회 “별풍선의 구입·선물 한도액 설정해야”

 

별풍선은 시청자들이 BJ에게 후원 개념으로 주는 일종의 가상화폐다. 개당 가격은 부가세10%를 제외하고 100원이다. 이 가운데 베스트 BJ는 70원, 일반 BJ는 60원을 환전할 수 있다. 나머지는 회사 측이 가져가게 된다. 3%의 소득세와 0.3%의 주민세 등 세금은 따로 부과된다. 예를 들어 베스트 BJ가 자신이 받은 별풍선 1000개를 환전 신청할 경우, 실수령액은 환전액 7만원(개당 70원)에서 3.3%의 세금을 뺀 6만7690원이 된다. 

 

10월13일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하루에 선물할 수 있는 별풍선의 한도는 1인당 3만개”라고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TV 고객센터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 명이 하루에 선물할 수 있는 별풍선의 최대 개수는 30만개다. 이만큼을 사려면 부가세를 포함해 3300만원을 내야 한다. 또 한 명이 하루에 살 수 있는 별풍선의 최대 개수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제한이 없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성년자나 청년의 경우 매달 (별풍선) 결제 한도를 50만원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별풍선의 구입이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과연 옳은 방법일까.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넘는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익명의 한 유튜버는 10월17일 시사저널에 “도덕적인 측면에서 콘텐츠를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시장경제 사회에서 개인의 별풍선 사용까지 제한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TV의 자정 노력 불신… 결국 철퇴는 별풍선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풍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자정 노력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는 하루 평균 5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방송을 감시하는 요원은 50여 명에 불과하다. 

 

시사저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 아프리카TV는 총 179건의 심의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음란 방송으로 심의를 받은 건수는 52건이다. 지난해 심의 건수는 총 600건이 넘는다. ​서수길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개인들이 실시간으로 생방송하니 자율규제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별풍선의 규제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프리카TV에서 최상위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 BJ 김아무개씨는 10월18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별풍선의 선물 한도를 낮춘다면 오히려 BJ들이 별풍선을 받기 위해 예전보다 더 (자극적인 방송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별풍선을 규제해서 방송의 유해성을 없애겠다는 생각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10월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왼쪽부터), 이영덕 한국데이터 진흥원장, 서석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박정호 한국인터넷진흥원 부원장,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별풍선 규제하면 오히려 BJ들이 더 노력할 것”

 

게다가 구독자 수가 일정 궤도에 오른 인기 BJ의 경우, 별풍선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65만 명의 애청자를 거느린 BJ대도서관(본명 나동현․38)은 지난해 3월 SBS에 출연해 “나는 별풍선을 많이 받지 않는다”며 ​“주로 유튜브와 광고 수익으로 한 달에 5000만원 정도를 벌었다”고 말했다. 이후 광고 수익과 관련해 아프리카TV와 갈등을 빚었던 나씨는 지난해 10월 유튜브로 완전히 둥지를 옮겼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타깃을 BJ로 잡았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는 BJ에 대해선 일차적으로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방송을 지속할 경우 인터넷 방송에서 영구적으로 퇴출하는 ‘3진 아웃제’와 같은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희경 의원은 “방심위에서 제재 받은 BJ에 대해선 수익을 징벌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해결책은?… ‘유해매체 지정’ ‘3진 아웃제’ ‘수익 징벌환수제’

 

단 별풍선도 어느 정도 통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저널에 “별풍선의 하루 선물 한도(3300만원)는 너무 과하다”면서 “시장경제 사회라 해도 청소년이 유료 아이템을 무한정 주는 것은 적정선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유튜브는 올 1월 별풍선과 똑같은 기능의 ‘슈퍼챗’을 도입했다. 슈퍼챗은 하루에 50만원어치 까지만 선물할 수 있다. 

 

한편 주식 시장에서 아프리카TV는 국회의 질타를 받은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감 전에 2만 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10월17일 종가 기준 1만625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3년 사이 최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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